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Jun 29. 2024

1조 3,808억원의 고백

feat 프롤로그

지금부터 하려는 이 이야기 속에는 1조 3,808억원이 걸려있다. 그렇게 큰 금액을 이 이야기 속에 건 이유는 내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기 원하기 때문이다. 1조 3,808억원이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이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면 그 돈을 모두 줄 수도 있다. 못해도 100억원 정도라고만 해도 나쁘지 않은 거래가 아닌가? 돈을 얼마만큼 어떻게 나누어 줄지 최종 결정은 이 이야기를 마무리할 즈음에 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결심이 섰다면, 내가 이야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게 응원해 주기 또한 바란다. 이야기를 쓰기가 벅차 내가 이 돈을 나누어 주기를 포기하고 예전의 달콤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그만큼 나는 돈보다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지금 필요하다. 더군다나 나는 이런 글쓰기를 지금껏 한 번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가 별로 길지도 않을 것 같다. 다만 지극히 개인사에 관한 이야기이기이며 전문적으로 책을 쓰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지루해 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다소 든다. 하지만 위의 금액의 크기가 말해주듯 내 생이 결코 평범하지는 않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흥미롭게 생각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흥분되는 것도 사실이다. 젠장 아니라면 뭐 어떤가? 돈으로 때우면 되지 않겠는가? 남은 것이라곤 이제 돈 밖에 없는데.


내 삶은 굳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소연할 필요가 없이 너무나 평화롭고 조용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꺼낼 필요도 없었고 굳이 그것을 깨뜨리고 싶지도 않았다. 대부분 그렇게 살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내가 살아온 시간은 그러한 때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렇게 혼자만 평화롭고 조용할 수 있었던 것이 이상하리만큼 격동의 시절이었다. 최근에 황정민, 정우성, 박해준이 나온 '서울의 봄'이란 영화가 히트를 했다고 들었는데  그 역사절 시절과 내 개인사가 겹친다고 하면 좀 구미가 당기려나? 나는 그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아니 볼 수 없었지만 그 시절은 사실 나와 관련이 깊다. 그것은 내가 군인은 아니었지만 그중 한 군인의 딸이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삶은 난리 속에도 항상 평화롭고 조용해서 혼자만 몰래 먹는 달콤한 사탕 같았다. 하지만 그런 삶이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기 때문에, 그래서 누구의 딸, 누구의 부인이 아닌 진정한 내 목소리를 찾기 위해 내 거의 모든 재산이라 할 수 있는 이 돈을 이 이야기에 걸기로 했다. 그것이 이제 지나간 세월보다 길지 않을 내가 살아갈 날에 나를 찾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자 한자 잘 살펴 읽어주길 바란다. 어디에 얼마만큼의 돈을 받을 수 있는 힌트가 숨어있을지 모른다. 다시 말하지만 반응이 영 션찮으면 이 결심을 포기하고 다시 평화롭고 조용한 삶으로 돌아가고 싶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이야기를 잘 들어달라. 충분한 가치, 아니 어마어마한 돈이-사실 나는 어느정도 결심을 하고 있기 때문에-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