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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날씨 : 미세먼지도 작품이 되는 날

희뿌옇고 우들두들

by Emile

"박수근 화백의 풍경화 같은 날이로군"

이렇게 미세먼지가 희뿌연 날은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 떠오릅니다. 특히 겨울에는 그래요.

미세먼지 많은 날을 대가의 작품에 비유하다니, 하지만 미세먼지를 많이 마셔 머리까지 희뿌예진 건 아니에요.


박수근 화가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가일뿐더러 그의 작품은 아마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대가 중 한 명이지요. 그의 작품을 마주하면 묘사는 따스한데 색채는 겨울 같은 황량함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 나무껍질을 깎아서 채색한 듯 우둘두둘 하기도 하고 형태가 희뿌연 느낌의 그림들이 많아서 더 그래요. 그런 느낌들은 미세먼지 가득해 희뿌해진 날, 색 바랜 겨울나무들의 우들도들한 톤과 많이 닮아 있지요.


그렇게 미세먼지야 어떻든 바라보는 풍경은 하나의 작품이 되지요. 게다가 박수근 화가의 작품이에요!

박수근 화가의 작품 하나 떡하니 걸어놓으면 좋을텐데 말이지요. 그건 어림도 없으니 미세먼지가 그린 그림으로 대신하는 것이지요. 희뿌옇고 우들두들 황량한 색감 그대로이지요.

박수근 화백의 풍경화 같은 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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