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미국 신용등급 하향
신의 신용등급 하향
국제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는 신의 신용(神用)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이로서 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Fitch)에 이어 3대 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트리플 A라는 최상위 등급을 박탈당했다. 신의 기축국인 미국에서 신의 신용 악화를 이유로 신의 신용등급이 깎이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더군다나 한국에서의 신의 신용등급은 더욱 낮다. 한국 신용평가 회사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서의 신의 신용등급은 아직 투자적격 등급에 해당하지만 극우 성향의 목회자들의 확산과 이단과 사이비의 만연과 결탁, 이를 따르는 무지성 신도들의 폭력성이 강점을 상쇄한다며, 신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a2로 하향하고 향후 전망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고시하였다.
신은 다소 놀라는 눈치였다. 신에게도 신용등급이 있다는 것을 처음 듣는 것 같았고, 신의 신용등급이 최고가 아니라는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더군다나 한국에서는 신의 신용도가 정크본드로 취급받고 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하였다. 신은 당장 신의 신용등급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어떠한 대가라도 치를 것 같았다. 그런 방법만 찾을 수 있다면 추가 컨설팅이라도 제안할 기세였지만, 너무 일이 커지기 전에 여기서 끊어야 했다.
신의 천국 수표, 극락 채권
신에게 솔직히 이것은 최근 미국 신용등급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팍스로마나'나, '팍스아메리카나' 그리고 '얼죽아(아메리카노)'가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신의 신용등급도 곧 위기에 처할 것이기에 미국의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신은 다행히 화를 내지는 않았고 안도하는 눈치였다. "그럼 그렇지!" 하지만 신의 신용등급을 당장 평가 한다면 미국의 신용등급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아니 그보다도 못한 신의 신용등급은 이미 위기에 처한 것이기에 신이 좋아하기에는 한참 이른 일이었다.
단적으로 예를 든다면 신에게 돈을 꿔주겠는가, 미국정부에 돈을 꿔주겠는가? 옛날 같으면 당연히 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알차고 안전한 일이었다. 국가와 왕은 믿을 만한 주체가 아니었고, 언제든지 빌린 돈을 갚기는커녕 약탈해 갈 대상이 분명했다. 그러나 신은 장기채권을 저금리로 싸게 팔았는데, 바로 그것이 천국수표, 극락채권 같은 것이었다. 장기채 중에서도 초장기채에 해당한 이 수표와 채권은 사후에 만기가 돌아오긴 했지만 엄청난 금리와 복리의 엄청난 효과로 천국, 극락 연금을 일시불뿐만 아니라 영구히 수령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에는 누가 그런 초 장기채에 투자하는가? 신의 신용이 바닥난 지금은 신이 그 돈을 나중에 천국이나 극락의 이자를 붙여 갚을 것이라는 믿음이 전혀 생기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신의 신용은 정크본드에 해당하여 결국은 신의 약속은 부도가 날 수도 있기에 현재를 누려야 한다. 더군다나 수명이 길어진 지금은 그 지급 시기가 너무나 멀어서 살아생전에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한 사람들은 신의 축복 채권에 잘 투자하지도 않는다. 그러자 사후에나 만기가 돌아오고 인기가 떨어진 천국수표, 극락채권의 가격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를 메꾸기 위해 더욱 허황된, 이제 죽어서가 아닌 살아생전에 부를 이룰 수 있다는, 단기 기복 채권을 남발하다 보니 신의 갚아야 할 부채는 산 더미처럼 늘어만 갔다. 더군다나 이 소원 채권은 잘 이루어지지도 않아 부도가 나는 일이 빈번했고, 신의 신용 하락으로 사후로 만기 연장이 거부되고 부도채권, 공수표 사기로 전락했다. 이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용(神用)과 신용(信用)
실제로 자본주의의 세계에서 신용(神用)은 신용(信用)으로 운영된다. 신은 일찍이 신에 대한 믿음의 강조를 통해 신용등급의 중요성을 설파하지 않았던가? 신용(信用)만 있으면 신용(神用) 등급 트리플 A 등급을 받아 천국수표, 극락채권의 온전한 만기 상환을 누릴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이제 도리어 신의 채권은 신의 신용등급이 점차 떨어짐에 따라 상환에 의문이 생기며 잘 팔리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분산투자의 계명으로 볼 때 신의 채권에 몰빵해서 투자하는 것은, 신이 약속한 천국, 극락이 부도를 맞는 최악의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그래서 리스크를 헷지 하듯 예전에는 3대 종교에 분산 투자 했다지만, 현재는 신의 신용 채권이 아닌, 금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피난처가 되었다.
그러나 금은 신용으로 하는 게 아니다. 비트코인은 다른 신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더 이상 천국, 극락에 가져갈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신용을 버리고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것, 또는 차라리 기술을 믿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후 막대한 이자 같은 것은 기도할 수 없고, 오직 오늘만 사는 것을 가정했을 때, 가장 안전한 자산이다. 신의 신용등급 낮은 채권을 대신해 오늘날 금과 비트코인이 가장 인기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어딘지 모르게 미국의 신용(信用)등급 하향은 신의 신용(神用)등급 강등과 닮지 않았는가?
신의 신용등급 회복
그렇다면 신은 신의 신용등급 회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신의 신용등급 회복은 미국의 신용등급 회복보다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신의 대리인이라고 불리는 자들을 통해 발행한 부채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은 정크본드 수준으로 특별한 정치, 경제적 쿠폰이 붙어있지 않는 이상 누구도 신의 채권에 투자하지 않는다. 면죄채권이 사기로 밝혀져 부도가 난 것처럼, 천국수표, 극락채권은 상환이 불확실하여 부도 직전일뿐만 아니라 이와 비슷한 축복 채권이 얼마나 발행되었는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이 채권의 최종 보증은 모두 신 앞으로 되어 있고, 발행자들은 한탕 크게 해 먹고 날랐거나, 여전히 사기 치며 기복 채권을 무한 공급 중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악성 금융기관, 아니 종교기관은 폐쇄를 통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더 이상 신의 보증 채권이라 이름 붙인 악성 채권 발행의 남발을 막고 자금을 회수하여 채권 상환에 힘써야 한다. 물론 다 값을 수는 없겠지만 신도 등급하향과 부도에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진정성 있는 신용 회복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채권 상환 스케줄을 세우고 채권 조정도 협의하여 채권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신은 천국, 극락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여 진입 문턱을 낮추어 천국수표, 극락채권을 상환하거나 연장할 수도 있을 것이며, 아니면 인간의 수명을 대폭 상향시켜 주거나, 태평양 가운데 신대륙을 조성하고, 달에 물을 공급해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신의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겠지만, 신은 신의 부동산 대리인으로부터 전세 사기를 당한 상황일 수도 있다.
"아 나 마이너스였어? 부채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네. 그런데 파산신청 같은 게 있던데?"
"OMG!"
'신은 심판은 신의 기관과 함께 파산할 수도 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