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날씨
이런 고백은 반칙입니다.
눈이 왔다기에 잠시 구경하러 나갔는데 눈을 흠뻑 맞았거든요.
얼굴이나 보자고 나갔는데 고백을 당한 것과 마찬가지지요.
그런데 그 고백이 싫지 않았나 봅니다.
아니 속으로는 무척 기뻤습니다.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고백에는 타이밍이 중요하지요.
미리 눈치라도 채면 감동이 없고, 너무 뜬금없으면 차이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눈이 와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타이밍이지요.
눈이 내리는 날은 왜 이리 낭만적이 돼버릴까요?
이런 고백은 반칙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머리 위로 내리는 눈 말이에요.
마음을 이렇게 손 두리째 빼앗아 갔으니까요.
이런 고백은 반칙입니다.
그런데 "반칙해!"라고 속으로 되뇌고 있는 건 무엇일까요?
반칙마저 사랑해 버릴 것 같은 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