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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Jan 23. 2022

브랜드와 레알 부자

이장우의 브랜드 (가볍게 풀어낸 브랜드 장인의 40년 내공)

지난번에는 '믿음 브랜드 천국 불신 브랜드 지옥' 이라고 브랜드를 한껏 몰아 세우긴 했지만,

그렇다고 브랜드를 싫어하거나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요.

저도 브랜드 아주 좋아하지요. 브랜드라면 환장 하지요.

브랜드에 대하여 관심도 많습니다. 한때 브랜드 관련 업무를 하기도 하여서 관련 책도 많아도 읽기도 즐겨했었지요.


아마도 브랜드를 버리고 살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브랜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인 이 자본주의의 속성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브랜드에도 주식이나 가상화폐처럼 분명히 '버블'이 존재하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브랜드도 다른 자산들처럼 '버블'위에 거래 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속성이니까요.


자본주의의 아이들이 그렇듯 이 브랜드에는 양면성이 있지요.

그것은 브랜드가 판별하기 쉬운 힌트를 주어 뇌를 쉬게 해 주면서도,

그것을 빌미로 인간의 치명적 약점을 노린다는 것입니다.

병 주고 약 주고, 호랑이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이라는 것이지요.

인간은 깊게 사고하고 넓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얇게 생각하고 아주 단편적으로 판단하기를 좋아하는 존재지요.

그래서 이 브랜드 바이러스가 침투 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지요.


브랜드는 먼저 미디어와 매스컴을 통해 세뇌하기를 즐겨합니다.

맛없는 맥주를 계속 맛있는 맥주라고 광고를 하며 세뇌가 시작되지요.

거기다가 브랜드교 신의 대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연예인이 나와서 환상을 보여주며 계시를 하지요.


"이 맥주를 마시면 구원을 얻을 것이라!"


이렇게 까지 하면 홀린 듯 어느 날 상점에 들러 그 맥주를 손에 들고 있는 자신을 마주하게 되지요.

드디어 브랜드의 낙인이 이마에 콱하고 찍힌 순간입니다.


그것을 브랜드교에서는 마케팅이라고 부르지요. 이 마케팅의 비용은 당연히 우리의 주머니에서, 전적으로 세뇌당한 나의 비용으로 계산되지요.

이는 다시 브랜드교의 선교 자금으로 쓰일 것이고 신도 수를 늘릴 것입니다.


말이 좋아 마케팅이지 오늘날 광고는 일종의 피싱이지요. 보이스피싱만 나를 노리는 것이 아닙니다.

합법적인 것 같지만 정신을 홀리게 하여 주머니를 털어가는 것은 다 피싱이지요.

뭐 그래도 맛없는 맥주를 홀려서 맛있게 먹었다면 다행입니다만.


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버리지 못할 브랜드라면, 브랜드에 피싱을 당하고 있느니, 브랜드를 이용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바로 퍼스널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인데요. 이 책의 저자도 퍼스널 브랜드에 관심이 있었던 분이었지요.

그런데 책 표지는 왜 이렇게 현란하게 디자인하였을까요? 이름까지 떡하니 박아 놓고 저 깨알 같은 글씨들은 무어란 말입니까? 퍼스널 브랜딩이 너무 과했습니다. 책을 집어 들지 않을 뻔했으니까요.


퍼스널 브랜드는 자본주의 환경답게 기업을 넘어서 개인의 기업화로 확대되고 있지요.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셀러브리티가 그렇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종교성과 버블은 마찬가지지만요. 피싱도 넘쳐납니다.

재미있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이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것이 잘 되지 않나 봅니다. 종교성과 버블과 피싱이 난무하는데 스토리가 빈약하기 때문이지요.


브랜드에서는 '브랜드 스토리'가 중요하지요. 그냥 들이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구하듯 진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물론 극강의 잘생김, 예쁨, 돈 많음으로 자본주의 환경에서는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짐)가 되기도 하지만 스토리가 없는 환상은 오래가지 못하지요. 러브 스토리 같은 브랜드 스토리가 있어야 살아남습니다.

기업의 브랜드는 이것을 그래도 어느 정도 담고 있지요. 없는 것도 만들어서 신화를 창조해 내고, 광고와 신의 대리인인 연예인을 통해 믿게 하지요. 종교의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세밀하고 사랑스럽게 창조해 냅니다. 마치 진짜 러브 스토리 인양 말이지요.

퍼스널 브랜드에는 특히 진정성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정치인이 갑자기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어 내기가 어려운 부분이지요. 그래서 정치인의 브랜드 스토리가 엉망진창 인가 봅니다. 그냥 피싱 자체인 듯요.


그래도 아주 브랜드를 좋아하지요. 브랜드라면 환장합니다.

그런데 진정한 부자라면 브랜드를 그렇게 좋아할까요?

진짜 부자는 '어떤 브랜드를 들고 어떤 브랜드를 입는다'라고 하지만 제가 진짜 부자라면 그러지 않을 듯싶네요.

진짜 부자인데 브랜드 따위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걸레를 들고 걸레 같은 걸쳐도 부자여서 마음이 흡족할 텐데요.

브랜드는 이렇게 나의 만족을 위하여서라기 보다는 철저히 남을 의식하는 것이지요.

자신이 진정한 퍼스널 브랜드가 아니기에 대신 다른 브랜드를 영혼을 저당 잡히고 잠시 빌리는 것 뿐이지요.


그래서 제가 아주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이지요. 브래드에 환장하는 까닭입니다.

레알 부자가 아니라서요.

진짜 부자는 브랜드를 살 수 있어서 기쁜 것이 아니라,

이제 더 이상 브랜드를 살 필요가 없어서 기쁜 것일 테니까요.

브랜드 따위 무시하고 집어 던지고 구속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까요.


진짜 부자이고 싶습니다. 마음이라도 일단.


이장우의 브랜드 (가볍게 풀어낸 브랜드 장인의 40년 내공)

한줄 서평 : 브랜드 낚싯줄 떡밥의 가벼움 (2021.05)

내맘 $점 : $$$

이장우 저 / 올림 (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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