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한손애는 Kpop 한손에는 K2
우리나라는 배달의 민족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다른나라를 침략할 수 있을까? 일단 '침략'이라는 단어에서부터 거부감이 있을 줄 안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뭐 배달의 민족이라고? 기마병이 우수했던 몽골족이라면 모를까 우리는 뛰지 않는 양반에 차라리 가까웠지 원래 배달의 민족이 아니었다. 그래서 기마병을 동원하여 멀리까지 이동해 침략할 일이 별로 없었다. 그 대신 말 타고 달려오는 배달의 민족들에게 자주 침략을 당해서 방어하기가 여간 힘들었던게 아니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배달의 민족이라기보다는 피침략 즉 절대적 기지 방어의 민족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좋게 표현해 평화의 민족이라고 설명한다.
피침략 1000 vs 침략 0
이러한 역사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매우 수동적으로 만든다. 역사적으로는 크고 공식적인 100여 번의 침략을 당했고, 작은 전쟁까지 포함하면 침략당한 횟수가 무려 1000여 회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꾸로 침략을 감행한 횟수는 거의 0번에 가까워서, 기껏해야 북방으로는 여진족을 상대로 4군 6진의 고토를 회복한 것이나, 남방으로는 대마도의 왜구 때를 혼내준 것이 그 길고 긴 역사에서 고작이었다. 이마저도 사관학교 출신이 아닌, 가장 문화적 왕으로 생각되는 세종대왕 때 이루어진 것은 놀라울 따름이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는 능동적으로 영토를 개척해 나가지는 않고 수동적인 수비의 자세만 취했을까?
선조들의 패착
이러한 배경은 익히 배운데로 지정학적 위치에 기인한다. 삼면이 바다이고 머리 위에는 근세 전 세계 최강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과, 심지어 그 중국을 괴롭히고 때로 정복하던 야심만만한 얘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 야심덩어리들이 다 사라진 현실을 보면, 차라리 야망을 숨기고 조용히 수비적인 자세로 침략을 막는 것이 나라와 민족을 그나마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바다로는 어떠한가? 멀지 않은 바다 건너에는 아직 정신 못 차리고 만만한 왜나라가 위치해 있었고, 임진왜란 전이라면 맘만 먹고 선빵을 날렸으면 한번 정복해 볼 만도 했다. 훗날의 역사를 생각하면 반드시 그랬어야 했다. 그런데 선조들이 너무 평화롭고 친절해서, 바이킹의 야수의 피가 부족했던 것이 아쉽게 생각되는 대목이다.
바이킹의 야수의 피
여기서 바이킹이 왜 나오냐고? 바이킹의 역사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정 반대로.그야말로 침략의 역사였다. 바이킹 드라마 같은데서 보면, 무슨 침략을 위해서 태어나기라도 한 듯이 이 바이킹들은 유럽 전역을 들쑤시고 다녔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내려와 영국은 말할 것도 없고, 프랑스, 러시아, 심지어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고대 북아메리카에 이르기 까지, 뭐 먹을 게 없나 닥치는 대로 침략하여 죽이고 빼앗고, 그러다가 차츰 왔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눌러앉아 여러 나라와 민족이 되기도 했다. 물론 바이킹들의 이러한 침략의 역사는 춥고 척박한 그들의 기후 환경을 고려해 볼 때 먹고살기 위한 불가피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먹고 살만 해진 이후에도 더 멀리 바다 건너 침략을 멈추지 않았던 것을 보면, 이들의 미친 야수의 개척정신은 높이 살만 한 것이다.
젠장 침략할 곳이 없다
이러한 바이킹의 MBTI가 부족한 것을 현재에 와서 탔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지금이라도 우리나라가 어디를 침략할 수 있을 것이냐고? 그러나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중국, 러시아, 일본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가 침략을 받았으면 받았지 침략을 할 수 있는 나라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바이킹이 주변국이 만만해서 침략했던 것이 아니다. 당대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중동 등 바이킹에게 만만한 나라라고는 별로 없었다. 그렇다고 북한도 수복을 못하고 있는데 중국,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기에는 너무 버거워 보인다. 일본은 거의 미국땅이라서 일본으로의 침략은 미국과 한판 뜨자는 것이다.
재능 낭비
넓게 멀리 보라!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침략하기 가까운 지역은 어디인가? 바로 동남아시아다. 여기서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란다.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이 결코 만만하게 보여서는 아니다. 다만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차선책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가 동남아일 뿐이라는 것이다. 유럽이나, 중동, 아프리카가 더욱 가까웠다면 이 지역 작은 나라들을 침략하라고 추천했을 것이다. 마침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납치, 고문, 실종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평화의 민족이라고 했기 때문에 좀 만만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군사력을 갖추었다고 한다.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하도 침략을 많이 당하고, 북한과도 대치하고 있다 보니, 자고 일어나니 어느덧 첨단 무기를 가장 빨리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수출까지 하는 무시무시한 나라가 되어있었다. 배를 만드는 조선술도 이제 세계 최고라는데 왜 열강들처럼 배를 만들어서 다른 나라를 정복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일까? 이것은 아무래도 재능 낭비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혐오의 시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성향으로도 분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전쟁을 절대 부추기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전쟁에는 늘 피의 희생이 뒷따르는 것을 익히 알고, 반드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전쟁은 피해야 할 것이 맞다. 심지어 군대에 다녀와서 더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쟁과 혐오는 늘 확대 중이다. 그것도 안에서의 전쟁 말이다. 현재는 안으로 부터의 혐오의 시대이다. 하나라도 적이나 혐오의 대상을 못 삼아 안달이 난 것 처럼 보인다. 나라 안에서는 좌우가 혐오가 심화되고 있고, 과거에는 그것을 이념을 뒤집어 씌워 죽고 죽이기를 반복해 왔다. 일본에는 반일과 부역의 혐오가 혼재하고 있으며, 일본을 대신하여 중국을 새로운 혐오의 대상으로 집중하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의 차이가 무엇인지 모호한 시대가 되어 버렸다.
안에서 밖으로
그래서 차라리 이럴 바에, 안에서 서로 헐뜯고 싸우고 혐오하지 말고, 이 에너지를 밖으로 돌리고자 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먹고살기 힘들어서 그랬다지만, 북한을 막는데도 겨우 힘들어서 그랬다지만, 이제 애써 쌓아온 국부를 한방에 거하게 삥 뜯기게 된 마당에, 언제까지 근시안 적으로 이 좁은 땅덩이에서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물고 뜯고 씹고 맛보고 제살 깎아 먹기를 하고 있을 것인가? 바이킹은 알고 있었다. "자기들끼리 이렇게 안에서 싸우다가는 다 죽어"라는 것을. 그래서 과감히 서로 싸우는 대신 밖으로 그 롱쉽과 도끼의 방향을 돌렸다. 물론 침략과 더불어 무역과 상업을 키우는 실리도 잊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다른나라를 침략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것, 즉 전쟁 같은 것을 벌이는 것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일처럼 들린다. 아주 낯설고 도무지 어울릴 것 같은 망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더 이상 우리나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삥을 뜯고, 일본의 극우가 득세해 등에 칼을 꽂으려 하며, 그러다 상황이 돌변하여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짬짜미로 배를 가르려 하고, 미국과 일본이 돈 문제로 서로 다시 크게 다투게 될지도 모를 때, 또는 가까운 동남아나, 아니 멀리 유럽, 중동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라도 혹 우리 국민에 위협이 될 때, 우리나라가 언제까지나 다른 나라를 한 번도 침략하지 않은 평화의 민족으로 남는 것은 더 이상 옳은 선택만은 아닐 수 있다.
한손에는 Kpop, 한손에는 K2
왜냐하면 세계는 점점 체면이나 차리는 조선의 양반의 시대가 아니라, 뺏고 빼앗기는 잔혹한 몽골의 기마병과 바이킹의 시대, 트럼프 칸과 배신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에 죽이지 않으면 죽게된다면, 좁은 안에서 서로 살겠다고 싸울일이 아니라 밖으로 그 뱃머리와 창칼을 돌려 분연히 먼저 침략이라도 감행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한손에는 Kpop, 한손에는 K2! 가장 문화적인 왕으로 여겼던 '킹 세종' 시절에 밖으로의 '침략'이 불가피하게 이루어졌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