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정년이
정년이 랩 하는 소리 하고 있네!
정년연장에 대한 소식이 들린다. 그런데 정년을 연장하면 좋을까? 나쁠까? 예전에는 물론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살아보니 이게 연장을 하나, 안 하나 아무 상관이 없는 게 아니던가? 솔직히 이제 정년이 몇세인지도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정년까지 다닐 일이 전혀 없으니까. 알아보니 60세인데 65세까지 연장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와 60세도 특혜 같은데 65세라고? 과연 누가 이런 이런 특특혜를 누린다는 말인가? 그런데 나는 왜 정년이 해당 안되는가?
과연 누가 불로장생하는가?
단적으로 말하면 정년을 연장하면 좋은 사람만 좋은 듯 보인다. 일단 공무원이 신나고, 교원도 아싸고, 공기업도 대박일 것이다. 안 그래도 좋은데만 더 좋아지는 상대적 박탈감에 빈곤감이 더해진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정년은 고사하고 40대도 분리불안증이고 50대면 장수하늘소인데 60세도 모자라 65세라니. 오너 회장이나 환관 사장을 빼고 이런 나이를 만나본 적이 없다. 주위에도 정년을 채웠다는 올림픽 금메달 신기록 선수로부터 싸인을 받아보지 못한 것도 물론이다.
꿀을 누가 평생 빠는가?
그런데 알아보니 교수도 정년이 있다 한다. 65세인데 70세 까지도 한다고라? 법관도 정년이 있단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지들이 뭐라고 맘대로 70세고, 일반 판사의 65세까지라고 한다. 이미 꿀벌과 장수말벌 층은 정년 연장을 솔선수범 하고 있었나 보다. 왜 꿀빠는 곤충은 더 오래 꿀을 빨수 있는 특혜가 있는 것일까? 아차 이 글을 교수님과 법관들이 싫어할 수 있겠다. 설마 치사하게 구독을 끊는 것은 아니겠지? 뭐 그렇다고 정년이 길다고 나무라거나 뺏으려는 의도는 아니니 정년까지 인내하시길!
정년을 누리는 방법
교수와, 법관도 누리는데 일반 공무원과 교사도 정년의 꿀을 더 오래 좀 빨자는데 딱히 반대할 명분은 없다. 공무원도 예전과 달리 무척 빡세고 괴롭힘도 있어 일찍 때려치우는 것 같고, 교사도 예전만 못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정년을 연장한다 해서 정년까지 버티기도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듣기로는 오래된 공무원은 일을 거의 안 하고 신입 공무원에게 일거리를 투하하면서 시간만 축내는 경우도 있다는데, 정년까지 연장해 주면서 세금으로 그런 공무원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싶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교사도 오래된 교사는 말년 병장처럼 여래이고, 신입 교사만 담임을 시킨다든지 하는 식과 잡일 몰아주기로 굴린다는 소문이 있던데, 이거 정년 연장이 맞는 일인지 의문이다.
정년은 왜 차별적 특혜인가?
생각해 보면 정년과 그 연장은 모두 다 누리는 보편적 복지 같지만 매우 차별적인 제도이다. 아예 사기업에서도 정년을 칼같이 보장해서 형평성을 맞추던지, 아니면 정년과 그 연장은 일부에게나 돌아가는 특혜라고 공표를 하던지, 마치 이것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복지처럼 호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정년은 고인물을 썩게 할 수도 있다. 쓰레기 보다 못하지만 임기가 보장된 공직자가 자리를 차지하고 더욱 조직을 시궁창으로 물들이는 사례는 이 신분 보장의 폐해를 더욱 우려케 한다. 또한 정년이 늦어지면 정년을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정년 취약계층의 연금 지급이 늦어지는 등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노인의 나이를 올리려는 꼼수는 기분 좋게 아직 젊다는 것이 아니라, 연금을 더 늦게 주려고 나이를 올리는 음모가 존재한다. 정년과 청년은 획수 하나 차이지만 반대되는 기회의 효과가 있다는 것은 굳이 여기서 논하지는 않겠다.
3분 다이너마이트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정년이 보장된 특권을 뺏으려 하면 '분노'를 넘어 '분개'할 것이 '분명"하다. 분노, 분개, 분명, 3분도 걸리지 않아 폭발하는 다이너마이트 급 위험이 있기에 더 이상 정년 연장의 논의 그만두고. 드라마 정년이 이야기로 이 글을 황급히 수습하려 한다. 정년이에게는 정자라는 언니가 있었다. 물론 착한 언니는 정년이를 위해 물고기를 팔며 물심양면으로 도와 정년이가 소리도 하고 노래와 춤도 해서 연예인으로 꿀을 빨 수 있게 뒷바라지를 한다. 하지만 정자 언니는 평생 결혼도 못하고 생선만 팔다 정년도 없이 정년이 뒷치닥거리만 했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래서 내 이 드라마 정년이가 맘에 들지 않아 첫회만 보고 딴 드라마를 봤던 기억이 있다. 그 드라마 제목이 뭐였더라?...
사족 : 아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