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무의 시대
예전에 인간에게서 털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쓴 적이 있다.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뇌피셜이었는데, 처음에는 털이 너무 빠진 나머지 집안을 청소하기가 어려워서 퇴화하였다고 하기도 했다가, 나중에는 제모의 근원이 고대 때부터 이미 시작되어 털을 뽑아 제거한 것이 마침내 진화하여 자리 잡았다는 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다 우스개력을 높이기 위한 상상력 소리였다. 그런데 여기 정말 인간의 털이 퇴화한 이유가 나온다. 그러나 학자들의 주장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아 살며시 웃음을 지었다. 더운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랬다부터, 털의 기생체 벌레를 막기 위해서 그랬다는 둥, 학자들도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털이 없으면 더 더우며, 추운데 사는 인간도 털이 없고, 유독 인간들의 털에 기생체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 많던 털은 신이 벌 주기 위해 거의 다 뽑아버린 것이었을까?
사족 : 털이 사라졌지만 인간은 옷으로 꽁꽁 싸맴으로써 다른 털을 몇 겹이나 걸치고 있다. 마치 원래 있던 털은 패션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듯, 그래서 더 멋진 다른 동물의 털을 빼앗아서 대신 걸치고 있는 듯 보인다. 지금도 한파에 오리 또는 거위털로 감싸고 있지 않던가? 굳이 나무와 인간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나무도 털이 없다는 것이다. 뿌리털을 제외하면 식물도 피부 관리를 받은 듯 매끄러운 털 없는 잎과 가지를 유지한다. 나무에 털이 많았다면 지금쯤 식물성 털을 사용한 오리나무 패딩이나 벚꽃털 코트를 입고 향기 나는 자태를 뽐내고 있었을 텐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