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암살로부터 문과족이 살아남는 방법

feat AI 시크릿 에이전트

by Emile
코딩


'코딩'이라고 들어는 봤는가? '라떼'는 이것이 위아래 옷을 어울리게 매칭한다는 '코디네이션'의 뜻이었는데, 요즘은 이것이 프로그래밍 언어로 쓰이나 보다. 패션 아닌 컴퓨터 코딩은 꽤나 중요해져서, 초딩과 중딩도 학교에서 의무 교육과정으로 배운다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다. 그렇다고 이 나이에, '내 나이가 어때서', 이 코딩을 전혀 배울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랑스러운 기계치, 즉 '아바타' 문과족의 후예이기 때문이다. '코딩'은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명령어를 작성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기계족 '기계어'다. 문과족은 인어공주와 같은 인간물고기 '인간어'는 숭배하는 반면, '인간언어'가 아닌 기계의 언어는 태생적으로 거부하는 '매트릭스'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탓인지, 컴퓨터와 대화하는 것은 선천적으로 체질에 맞지 않는 경향이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인간어'는 미세한 느낌과 온도까지 포착하는데 비하여 '기계어'는 딱 봐도 무슨 말인지 잘 이해도 못할뿐더러 서늘하게 기분나쁘게 느껴지고, 게다가 익힘에 소질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프로그래밍하여 뚝딱 만들고자 하는 공상과학적 '상상력'만 있을 뿐, 이것을 직접 익히고 닦아서 실행하지는 잘 못한다. 물론 '개발자'라고 불리는 다른 종족에게 시키면 되겠지만 '기계어'에 특화된 이들은 반대로 '인간어'에 취약한 나머지 서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의사소통은 최종적으로 '비용'에 따른 '금전'적 언어일 것이다.


AI


그런데 요즘 이 '코딩'을 배울 필요가 없어졌다고 한다. 드디어 무식하고 게으른 '문과족' 인간에 맞게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학습하여 인간어로 대화하기로 마음을 바꾸었나 보다. 진작에 그렇게 할 것이지! 그동안 인간어를 거부하고 기계어를 초딩과 중딩에게까지 고생하게 만든 개발자들의 인간미 없음을 원망한다. 나도 그것이 못마땅했었다. 인간의 존심도 없이 '기계어'를 배워서 컴퓨터에게 부탁을 꼭 했었어야 했냐? 이런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AI(인공지능)의 수준 향상에 있다. 개발자들은 절대 못하던 일을 AI는 친절하게도 인간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한다. 물론 그 AI를 개발한 것은 또 다른 개발자이겠지만 말이다.


에이전트


이제는 인간처럼 진화한 이 AI가 너무 똑똑한 나머지 기대 이상의 일을 수행하겠다고 한다.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게 쌩 노가다로 개발자가 프로그래밍이란 소설을 밤새 썼다면, 이제는 인간어로 간단하게 말해도 AI가 척척 알아 듣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책으로 써서 편집까지 끝내고 대령하는 식이다. 이를테면 홈페이지를 만들라 하면 그것을 뚝딱 만들어서 뭐 더 넣고 싶는 것은 없냐고 다정하게 묻고, 영상으로 만들어 달라면 기깔나는 동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며 놀라게 하고, 심지어 게임으로 만들어 달라면 게임으로도 만들어 줘서 게임 안에서 내 캐릭터가 아이템을 척척 무장하도록 만들어준단다. 이러한 것뿐만 아니라, 가장 인간의 시간을 많이 허비하게 했던 PPT(파워포인트)와 EXCEL(엑셀) 작업을 AI가 알아서 프로그래밍해주고, 자고 일어나면 아침에 짜잔 끝내 놓는 식이다. 이것을 에이전트 AI라고 부른다. 비서 AI라고도 한다는데, 과연 앞으로는 회장님의 비서는 다 필요 없어지는 것일까?


나가리


문제는 이런 AI의 자기개발이, 개발자들의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는 자학적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지니 AI의 등장으로 평범한 개발자를 비롯하여, 영상 개발자, 게임 개발자, 직장인들이 모두 '이번판은 나가리'가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문과놈'들이 개발자들이 개발해 놓은 AI를 가지고 상상력을 마음대로 발휘하여 일을 마음껏 시키며, 그것을 개발한 개발자들을 마음껏 내쫓는다. 뿐만 아니라 그런 개발자들을 관리할 필요가 점점 없어질 테니 개발도 안 하고 프레젠테이션이나 띄우며 탁상공론을 일삼고, 숫자질로 어깨에 힘이 들어간 '문과놈'들도 동시에 '나가리' 시킨다. AI 에이전트는 일석이조, 알 먹고 꿩 먹고 지니어스 알라딘의 요술램프 '지니' 같은 존재다. AI 에이전트가 '시크릿 에이전트'가 되어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고 말하며 매너 없이 회사에 월급을 챙기던 '루팡' 인간들에게 참교육을 시킨다. 개발자들이 그간 인간어로 컴퓨터와 대화하기를 거부하고 굳이 기계어로 일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노가다


그러나 주위에는 이러한 움직임은 어디에도 아직 보이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노가다'가 곳곳에서 성행하고 있으며 지니어스 '지니' AI의 이야기는 '알라딘' 소설 속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은행 챗봇은 AI라는데 말귀를 알아듯긴 커녕 할 줄 아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멍청하다. 다만 이 AI '시크릿 에이전트' 때문에 난리난 분야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가장 빨리 반응하는 미국 주식시장이다. 이러한 에이전트 AI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거대 소프트웨어 업체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놈의 지겨운 노가다 ERP로 잘 알고 있는 '쎕(SAP)'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으며, 전통의 PPT, EXCEL의 전치사 '마소(마이크로소프트, MS)'가 만든 AI, Copolit이 다른 AI 보다 덜떨어진 일진 친구 같다는 의견에 왕따를 당하며 역시 주가가 힘을 못 쓰고 하락 중이다. 이제 AI도 약육강식, 경쟁의 시대가 되었다. 한때 반도체 시장에서나 보았던 '통닭(치킨)게임'이 시작된 듯 보이며, 죽지 않으려면 더 빠르고 똑똑한 AI를 내놓기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 주주 입장에서는 언제 이익을 뽑냐며 난리지만, 당장의 이익이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죽느냐 사느냐'의 햄릿의 고뇌이며, 개발자들은 결국 그 개발된 AI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자신을 내쫓을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시간과 돈을 갈아 넣어 일단 살고 봐야 한다.


AI 책읽기


코딩은 할 줄 모르지만, 남들이 EXCEL 할 때 PPT로 주름잡고 한땀한땀 바늘이야 실이야 논하던 문과족은 AI의 역습에 위기를 느낀 나머지 AI 책을 무려 세권이나 읽고 드디어 AI 시대에 동참하기로 한다. AI에이전트 시대에 아직도 '책'이라니 스스로도 어이가 없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기계어' 출신의 소위 AI 출신의 전문가라고 뻐기는 이들이 쓴 책의 내용은 전혀 노잼(재미가 없을)일 뿐더러 잘 이해도 되지 않는다. 요즘 뜨고 있다는 몇몇 에이전트 AI 프로그램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AI의 세상이 되면 모든 것이 변화되어서 결국은 너는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전에 태그 아웃될 것이라는 말을, 방관하는 심판자의 입장에서 말하고 있지만, 결국, 결과는, 결단코, 너의 눈, 코, 입 개발자와 문과족들은 손에 손잡고, 집에 갈 일만 남은 것이다. 단 AI가 정말 고도로 발달되어 '문과족'이 AI '시크릿 에이전트' 서비스에게 누구, 상사를 암살해 달라는 일과 같은, 상상했던, 그러나 AI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시킬 수 있을 때, 일인 솔로 기업과 같은, 꿈에 그리던 일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는 희망이 존재한다.


네오 러다이트


교과서에 나온 19세기 기계파괴, 러다이트 운동을 배우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간들이라고 속으로 비웃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하필 매우 안타깝게도 AI 파괴, 네오-러다이트 운동을 몸소 벌이고, 미래의 AI 교과서에 실릴 운명에 딱 걸리고 말았다. 일부 AI는 러다이트 운동을 무슨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으로 착각하기도 하는데, 착각 없기 바란다. 이렇게 변화가 빠르다 보면 초딩과 중딩이 배운 코딩은 아무 쓸모 짝에 없게 된다. 물론 우리의 PPT와 EXCEL도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가 뭐하러 컴공(컴퓨터공학)과에 가냐고 하는 말은 이제 현실이 된 것이다. 칼을 만들어 바친 자가 칼에 맞고, 정리해고를 만들어 바친 자가 정리해고 되듯이, 에이전트 AI를 만들어 바친 개발자는 콩심은데 콩나듯, 팥 심은데 팥나듯, 한치의 오차도 없이 AI에게 쫓겨날 슬픈 운명은 늘 예감되어 있었다.


인간어


그렇다면 기계치 '문과족'들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할 것인가?"라기보다는 "무엇을 안 할 것이다!" 일단 코딩을 배우지 않을 것이다. 에이전트 AI 프로그램도 배우지 않을 것이다. 기술의 발달과 경쟁이 어찌나 이렇게 신나게 빠른지, 어제 읽은 AI 책이 내일에는 아무 의미 없는 쓰레기 언어가 되어 있다. 어제 배운 AI 프로그램이 내일은 도태되어 없어지고, 새로운 AI 프로그램이 나와서 '걔'는 실력이 모자라서 바로 죽었고, 오늘부터 자신이 새로운 '집사' AI라고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 중요한 사실은 이 에이전트 AI들에게 인간어를 매우 섬세하게 묘사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홍보 홈페이지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를테면 요즘 있어빌리티 셀럽 트렌드에 맞게, 5인조 걸그룹 아이돌의 컨셉으로, 해외는 가지 않았지만 마치 해외 콘서트에서 5만명을 대상으로 무대를 펼친 것처럼, 실황 상황을 마치 중계하듯이, '구라'처 달라는 것처럼, 아주 구체적인 '초인간어'로 AI에게 지시해야 보다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글쓰기


그래서 결론은 '글쓰기'에 더욱 집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AI는 여전히 기계어의 창조물답게 틀에 정해진 글을 쓰지만, 그리 재미있게 글을 쓰는 것 같지는 않다. 설명은 그럴듯한데 '노잼'이다. 이번에 읽은 AI에 관련된 책들이 꼭 그런 식인데, 기계어와 그 출신, AI는 문과놈들의 미묘한 감성과 허세, 말뀌 못 알아 듣는 척하는 바보미, 은근히 맥이는 위트, 두서없고 맥락 없고 허접한 인간미, 아재말과 같이 쌈싸먹듯이 막 만들어낸 신조어, 토할 것 같은 비속어와 개구리 아니고 개구라, 정신 나간 듯한 비논리 같은 말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문과족들은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 듣는 생존법을 진흙탕에서 욕을 핥아 가며 어쩔 수 없이 체득한 나머지 그것이 가능한데, AI는 야단을 쳐도 별 감흥이 없고 거의 '플랜맨'의 수준이나 다름없다. 이것 조차도 물론 개발자가그 한계를 정해 준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AI는 물론 일이야 거의 정석대로 잘 해내겠지만, 인간이란 존재는 일을 잘해 놓아도 화를 내고 아주 '지롤'하는 병맛 존재라는 것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앞으로 인간의 경쟁력은 AI에게 없는 인간만의 '비애', AI에게 금지된 '암살', 그리고 말도 안 되지만 인간만이 미묘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인간어'가 되리라고 막무가네로 생각한다. 드디어 '비애'에 빠진 불쌍한 인간을 구원할 암살 전문 AI '시크릿 에이전트' 일인기업의 창업을 눈 앞에 두었다. 맞춤법 AI가 자꾸 '인간어'를 틀렸다고 '인간이'로 고치라고 하는 것 처럼 '매너 없는 인간'들 뿐만 아니라 덜떨어진 AI를 AI의 이름으로 참교육할 것이다. 코딩을 전혀 모르기에 AI 에이전트가 잡히거나 발각되더라도 이 모든 관계는 부인될 것이다. '미션 AI 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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