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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은 고혈압이다

feat 한은

by Emile


환율은 미쳤다


요즘 환율이 미쳤다. 무려 1달러당 1,500원이 간당간당한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지만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런 원화약세로 인한 우려가 넘쳤지만, 고환율이 지속되니 이것이 오히려 수출과 채산성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정신 나간 태세전환을 보이는 것을 읽으며 기가 차기도 했다. 마치 고혈압이 계속되고 있는데 혈압이 높으면 신체에 활력이 돌고 기분도 좋아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환율은 인체로 치면 일종의 혈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고혈압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고혈압으로 인해 혈관이 터지거나 다른 장기가 망가지는 부작용이 막전직하에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겠다고?


환율이 왜 이럴까?


그렇다면 환율이 왜 이럴까? 고혈압에 의사가 내놓은 진단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엔비디아나 테슬라 같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달러 수요가 너무 많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그 수요는 오늘내일 일이 아니라 이미 몇 해 전부터 넘쳐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갑자기 그 이유가 서학개미 때문이라고? 이 어찌 개미가 일 안 하고 배짱이 바이올린 켜는 소리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미국의 관세와 투자 압박으로 잠재적 달러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왔다고 해도 유독 다른 지표에 비해 환율만 고혈압인 이유는 다소 의아하다. 통화는 그렇듯 신뢰의 화폐이다. 그렇다면 이 혈압을 치료하고 있는 의사가 신뢰를 주지 못하는 혹 돌파리는 아닐까?


의사는 누구인가?


고혈압의 원인이 여러 가지 인 것처럼 고환율의 원인은 한 국가의 기초체력부터 시작해 수출입, 성장률, 재정 건전성 등 여러 요소가 좌우한다. 그런데 이 혈압을 매일 체크하고 책임지는 의사는 한국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의사가 오히려 잘못된 처방으로 고혈압을 높이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고환율은 사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원장이 최근 급격히 키워온 고질병이 되었다. 한은은 금리라는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목표 달성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그 물가와 직접 관련이 있는 환율을 포기한 듯한 의사의 발언은 실력을 심각하게 의심케 한다. 혈압이 높은 것은 평소 꾸준히 운동을 했었어야 했는데 나이도 들어 고혈압은 이제 노말이라나 뭐라나. 이게 의사가 할 소리인가? 이 의사는 마치 남의 일 같이 환자를 진단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뭐 혈압이 올라가 쓰러지든 말든 내 의사 면허와 영업에는 하등 지장이 없다는 식의 말투다. 그의 F4 프랜드들이 군대는 안 가는 대신 미쿡에서 유학하고 달러로 투자하기를 즐겨하는 내로남불 습성을 볼 때 고혈압은 남의 몸 문제다.


소 닭 보듯 의사


그렇게 한은은 별로 고혈압의 해소에 의지가 없어 보인다. 일반인이 보기에도 그런데 역외의 늑대들은 어떻겠는가? 양을 지킬 의지가 박약한 목동의 양은 좋은 먹잇감이다. 하기야 IMF 때에는 양을 헐값에 늑대에게 팔아넘겼던 그들이 아닌가? 환율의 추이를 지켜보면 환율이 이렇게 급격히 혈압계를 뚫고 치솟아 숨이 헐떡이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것은 이 의사라는 작자가 치료를 포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부터이다. 몇 번 하다가 안되면 에이 모르겠다는 식과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응은 어김없이 환율을 더 치솟게 만든다. 의사의 의지 없음을 읽은 늑대 들은 더욱 세게 물어뜯는 법이니까. 울돌목의 방어선에 이순신이 아니라 원균이 한가하게 체스를 두고 앉아 있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퍼지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라.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환율이 고혈압이니 금리도 비 정상으로 돌아섰다. 이 유체이탈 장수는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건지 의지도 방향도 보이지 않은 면이 다. 금리를 내려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건지, 아예 올려서 집값을 잡겠다는 건지 도무지 방향이 없다. 그냥 기회주의 병원일 분일까? 이제 혈압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도 급격히 올라 환자는 휘청인다. 다른 환자들은 빨리 이 병원을 벋어 나는 것 만이 살길이라며 원화도 팔고 국채도 팔아 차라리 달러 백신을 외국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 병원의 원장은 백신도 없거니와 들여올 생각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미국 의사 파월이 하는 대로 금리를 따라나 했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다.


천식의 진퇴양난


근본적인 문제는 잠시 떨어지는 집값을 부양하겠다고 미국이 금리의 속도를 올리며 유산도와 근육 운동을 열심히 하고 백신을 맞을 때 운동은커녕 누워서 쉬라고 하며 백신도 놓지 않은 이 돌파리 의사의 과오가 크다. 그때 정부의 구라에 발맞춰 말한 허황된 성장률은 다 누가 봐도 뻔한 거짓말이었고 막상 금리를 내려야 할 때는 혈압이 높아, 집값도 높아 운동도 못하는 천식의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그때 같이 논 F4 친구들은 이미 내뺐는데 왜 이 의사는 키만 컸지 수비도 안 하면서 농구 골대 밑을 지키고 있는 것일까? 농구를 책으로 배우고 말로 뛰는 이 장학생을 어찌해야 할까?


아 몰라 원균


오진을 일삼고 치료 의지마저 없는 의사는 빨리 바꾸어야 한다. 혈압은 터지면 그때는 수습하기 힘들다. 고혈압이 노말이라며 어디까지 환자가 견딜 수 있는지 수수 방관하는 원장, 약을 쓰다 쉽게 포기하는 의사, 농구장 골대 밑에서 멋지게 보이려고 헛소리나 늘어놓는 점프 못하는 농구선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고혈압이냐고? 요즘 친구들은 식혜를 먹지 않고 콜라를 햄버거와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어차피 치료와 약은 별 소용이 없다고? 이제 치료의 시기를 놓쳐 금리를 내리지 않아도 집 값은 계속 뛰고 환율도 계속 오르고, 그렇다고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하지도 않으니 한은은 결국 '아 몰라'의 처방을 내놓았다. 오진과 치료 실패, 의지 없음에 이어 될 대로 되라는 기우제를 지내는 한은이라니? 울돌목에서 당장 무늬만 농구선수 원균을 파직하고 낭만 닥터 이순신을 세워야 할 것이다. 고환율은 고혈압 이기 때문이다. 합병증으로 당뇨, 그리고 이제 쇼크가 언제 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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