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브런치작가협회
작가님의 소속은 어디인가요?
작가님의 소속은 어디인가요? 'CEO', '교수', '의사'? 아 평범한 '회사원' 이시구나? 회사 그만두었으니 이제 뉴노멀 '주부(主婦)'라고요? 그런데 주부(主夫)나, 별주부(鱉主簿), 달주부(月主父)도 포함인가요? 이제 작가가 되었다고 축하까지 보냈으면서 '작가지망생'은 또 무엇인가요? 그건 1차 작가님 생각이고, 이번에는 2차 작가 '크리에이터'가 돼보라고요? 3차 '출간 작가', 4차 수상 작가, 5차 베스트셀러 작가, 작가의 세계는 오차원 양자역학 그 이상(李箱)의 이상의 '날개' 같은 것이라고요? 그냥 무난한 '소설가', '시인'이나 아니면 '에세이스트', '크리에이터', '프리랜서'에서 고르지 뭔 말이 많냐고요? 그렇게 따질 거면 '활동가'로 선택하세욧.
넌 네게 모욕감을 줬어
직접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E작가는 이것이 약간 불만이었습니다. 작가의 '달콤한 인생'에 모욕감을 주는 4딸라 김영철 아저씨와, 신분의 벽을 느끼며 '비열한 거리' 조인성이 불현듯 생각났으니까요. 영화에서 조폭도 이러지 않는데 늦은 아침 브런치 같이 먹는 작가 식구끼리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 게다가 이런 분류에 들어가야 내놓라는 듯이 '강사', '기획자', '에디터' 등과 같이 직업별 카테고리 추천에 떡하니,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고, 띄워 주는 것도 별로였습니다. 여기에 소속되지 않으면 그냥 평범한 잡(job)작가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았거든요.
문인협회
그러다가 소속이 무슨무슨 '문인협회'라고 하는 작가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작가'인데 '문인' 그리고 '협회'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은 뭔가 있어빌리티(그럴싸) 해 보입니다. 마치 '작가'에 '문인', 그리고 '협회'가 그냥 맨바닥 1중 냄비 '작가'가 아닌 삼중 바닥 냄비, 삼중 삼겹살 보증 작가처럼 보였으니까요. 그러나 '문인협회'에 가입하여, 겨우 그 타이틀 한 줄 획득하는 것은 간단치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전혀 읽지도 믿지도 않는 일간지나, 그들만의 축구 리그로 여겨지는 문학지에 당첨을 요하거나, 또는 거기 끗발 있는 지인 찬스를 쓰거나, 아무 책이라도 출간을 몇 권을 해야 한다는 식의 멕시코(또는 베를린) 장벽이 높아 보였거든요.
브런치문인협회
그래서 아예 이 '문인협회' 하나 만들기로 합니다. 여기 글을 쓰고 있는 E작가가 누굽니꽈? 작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신의 계시를 받은둥마는둥 무려 '에밀문학상'을 제정하고 내 마음대로 '문학상'부문뿐 아니라 '드라마상'과 '경제상' 부문까지 상을 남발했던 전대미문의 노벨문학상의 경쟁자, 브런치계의 사파, 초 문학, 탈 AI 사이언, 내마음대로의 작가 아니겠음꽈(배기).
내친김에 먼저 이름을 공모합니다. 공모 참여자는 아, 밝힐 수 없는 E작가 물론 한 명입니다. '브런치문인협회'와 '브런치작가협회' 두 개의 이름이 후보에 마구잡이로 오릅니다. '문인'이라는 단어는 약간 옛스런 느낌이 나지만 브런치나 문학계에서 좋아하는 (탈)권위가 느껴집니다. 반면에 '작가'라는 단어는 좀 더 캐주얼복 느낌이지만, 이미 쓰고 있는 단어이기에 약간은 식상한 교복처럼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두구두구두, 셋, 넷, 열, 자 투표함을 공개합니다. 투표자가 한 명이므로 단 한 장의 개표, 동점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브런치작가협회
앗! 그런데 동점입니다. 초유의 상황입니다. 표가 두 개입니다. 큰 종이에는 '브런치문인협회', 좀 더 작은 종이에는 '브런치작가협회'라고 악필로 쓰여있습니다. 규칙에는 없지만 즉석에서 종이 크기 우선 원칙에 따라 '브런치문인협회'로 결정하기로 하겠습니다. "잠깐!" 브런치작가협회도 유효합니다! 아 그렇군요. 다 생각이 있어서 두 개에 다 표를 한 것이었군요. '브런치문인협회'는 정회원 자격으로, '브런치작가협회'는 준회원 자격으로 부여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제 맘대로 선정한 이유는 줄여서 '브문협(브런치문인협회)'이라고 부르는 것이 '브작협(브런치작가협회)'라고 발음하는 것보다 더 부드럽게 들리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브작협'은 자칫 '협작'과 같이 잘못 읽힐 수도 있어 괜히 '브런치'로부터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에 익숙한 서생들을 위해 이것을 살리기로 합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DNA 이중 나선 구조, 브런치문인협회(브문협) 산하에 브런치작가협회(브작협)가 위치하는, 안정성을 유지하며 정보전달을 돕는 초 사이언스 설계입니다.
평생무료 회원자격
그렇다면 정회원과 준회원은 무엇일까요? 회원 자격은 얼마면 되겠습니까? 혹시 여타 작가들처럼 글은 안 쓰고 이걸로 떼돈을 벌려는 수작 아니냐고요? 이 '단체'는 '작가'로서의 직업을 표기하기 애매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세운 순수 협회이므로 '브런치'의 '오늘만 무료하니 무료'나, '한 달 살기 무료', '유료 멤버십' 대신 누구에게나 '무료' 즉 '공짜장'으로 '짬뽕'국물까지 서비스로 개방하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브런치문인협회'나 '브런치작가협회'에서 실제로 만나서 회의할 일이나 심지어 작품 제출을 강요할 일도 없으므로 안심하셔도 됩니다. 단 이 아이디어의 크리에이터로서 E작가의 구독자에게는 '브런치문인협회'라는 정회원의 자격을, 구독이 죽어도 하기 싫더라도 단지 어떤 글에든 라이킷 한 번이면 '브런치작가협회'라는 준회원 자격이 주어집니다.
브런치 최대 사파
드디어 이렇게 브문협(브런치문인협회)의 출범을 마치고 Emile 작가는 이 협회의 1호, 1인 회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프로필을 수정해 봅니다. 그는 이제 소속도 불분명한, 예전 같으면 간첩신고 당하기 딱 좋은, 에세이스트, 시인, 칼럼니스트에서 이제 소속이 명확하고 아주 짧게나마 꿈도 한번 꾸지 않았던 '브런치문인협회'의 회원 '삼중 바닥 냄비' 작가가 스스로 되었습니다. 누구든지 원하면 프로필의 직업에 이 '브런치문인협회', '브런치작가협회' 호칭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백수, 미운오리 삼시세끼 아닌 100%백조, 실직자, 자퇴자, 은퇴자. 별주부 환영이고요. 밝히기 껄끄럽고 거추장스러운 CEO, 교수, 의사, 검사, 판사, 심지어 대통령, 교황, AI, 로봇도 부담 없이 구독 또는 라이킷 한 번으로 '문인협회작가' 또는 라고 우길 수 있습니다. 브런치는 어서 곧 브런치 최대 문파를 이룰 '브문협'과 '브작협'의 글을 소개하는 (감동)란을 만들어(삶아) 주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올 연말부터 '에밀문학상'은 Emile 개인이 아닌 '브문협'과 '브작협'에서 후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놀고 있네
어쩌면 "혼자서 잘 놀고 있네"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맞습니다. 혼자 놀기의 달인이 바로 '작가'니까요. 브런치에 길들여지지 않은 내 마음대로 E작가의 활동은 계속됩니다. 오랜만에 큰일을 해냈더니 아우 배고프지요. 삼중 인증 작가 기념으로 삼중바닥 냄비에 삼겹살이나 볶아먹고 오늘은 하나더 모두 세개의 글을 쓰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