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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pr 06. 2022

꽃배를 채워야지

날마다 날씨

아침에 체중계에 올라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몸무게가 정해놓은 마지노선을 찍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전선을 넘어올  한 비상 상황에서 경보 사이렌이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깜짝 놀라서 얼른 대피해야 한다는 생각에 체중계에서 뛰어내리듯 내려왔지요.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지만 봄은 꽃개아비의 계절인가 봅니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대신 꽃이 피고 내가 살이 찌는 계절이지요. 뭘 그리 잘 먹었냐고요? 그저 꽃향기를 조금 더 맡았을 뿐입니다. 꽃향기를 맡고 꽃살이 찐 거지요. 그 꽃향기가 아쉬워서 밤늦게 오징어땅콩 과자와 쥐포를 조금 먹었을 뿐인데 억울합니다. 목이 메어 꽃을 띄운듯한 잔에 맥주도 같이 조금 마셨을뿐이라고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다고, 체중계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지요. 어도 하루만은 밥을 대신해 꽃으로 배를 채워야겠습니다. 마침 날도 어딜 가나 꽃이 만개하고 따사로우니 꽃배를 채우기 딱인 날이지요.


그런데 데 왜 배가 부르지 않는 거죠? 꽃살이 아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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