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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Nov 05. 2022

당신의 따뜻한 빨간 웃음이 필요한 날

냉소 말고 온소

"춥다"

말 그대로 몸이 춥네요. 기온이 많이 낮아졌나 봅니다.


본격 겨울이었으면 난방을 세게 했거나 옷을 껴 입었을 텐데 겨울도 아닌 것이 갑자기 추워지니 춥게 느껴지는 것 같지요. 정작 추운 것은 몸일까요? 마음일까요?


당장 장작으로 불태울 사랑 같은 것은 주위를 둘러봐도 없는 것 같으므로 따뜻한 생각 덤불을 모아 불을 피우기로 합니다.

아침을 먹어서 배는 고프지 않으므로 당장 따뜻한 것을 먹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점심으로는 뜨끈한 빨간 국물을 먹을 거예요.

따뜻한 커피도 오후를 위하여 아껴둬야 하지요. 그것은 마지막 보루 같은 것이거든요.

따뜻한 글이나 읽어봐야겠습니다.

책장 어딘가에 '언어의 온도'라는 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과연 그 활활 타는 온도 언어였을까요?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라고 겉표지에 쓰여 있네요. 따뜻함은 좋은데 오늘따라 차가움이라는 글자가 마음에 걸립니다.

평소에 냉소적인 글을 아무렇지 않게 날렸으면서 왜 이러는 걸까요? 온도에 이렇게 민감하게 굴다니요.


그래서 읽기도 관두고 따뜻한 글을 써 봐야겠습니다.

따뜻한 글이 뭐 있겠습니까? 갑자기 글자를 빨간 글자로 바꾸면 따뜻한 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듭니다. 지금 쓰고 있는 내용은 따뜻한 것인지 의아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서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지요.


이건 아닌것 같다고요?

냉소(冷笑) 대신 온소()를 지어주면 됩니다. 말과 글과 미소에는 온도가 있는 것이라서요.

당신의 따뜻한 말과 글 그리고 따뜻한 빨간 웃음이 바로 온소 이지요. 사랑한다는 새빨간 거짓 웃음이라도 오늘같이 추운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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