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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Nov 01. 2021

그리워할 날도 오겠지요

이제  언제 글은 쓰고 책은 언제 읽나?


오늘부터 위드 코로나(with Corona)라지요.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그냥 코로나(Corona)'의 시절, '비 일상'의 때는 경험해 보기 힘든 매력적인 시기이기도 했지요.

벌써부터 이 코로나 시기가 그리워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유래 없이 글쓰기에 좋은 시절


그러고 보면 지난 '코로나의 시기'는 유래 없이 글쓰기에는 좋은 시절이었지요.

사람을 만나기 힘들고, 밖에 나다니기도 쉽지 않으니 글쓰기가 살랑살랑 손을 흔들며 '나한테 이야기해'라고 말을 걸던 시기였지요.

아마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밖으로 쏘다니다 보면 글을 쓸 시간도 그만큼 줄어들겠지요.

글로 말하는 대신, 입으로 그동안 못해왔던 말들을 잔뜩 쏟아내고, 취해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은 정작 잘 나지 않을지도 몰라요.

뭐 그런 것이 그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한편으로는 그 공허함도 다시 살아나겠지요.


책 읽기에 한없이 좋은 시기


뿐만 아니라 '코로나의 시기'는 책을 읽기에도 한없이 좋은 시기였지요.

밖에서 즐거움을 찾는 게 힘들어지니 집에서 무엇을 하겠어요. 넷플릭스도 많이 봤다지만 역시 글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책만큼 만만한 것이 없지요.

책의 가치와 몸값이 한껏 오르는 시기였지요. 저만 그랬나요?

여하튼 미뤄두었던 책을 마음껏 읽어더랬지요.

덕분에 인성이 좀 나아졌을까요? 그다지.


나를 생각하기 좋은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도 '코로나란 시기'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지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나와 거리 좁히기'이잖아요. 상대방이 아니라 이렇게 '나'만 바라보는 시기가 어디 있겠어요? '혼자 있는 시간'과 '시간이 많아' 지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지요. 내가 싫어하는 것들도.

그래서 요리를 많이 만들어 먹었었지요. 와인도 맥주도 꽤 먹었네요.


청개구리 하나


이랬던 '코로나 시기'가 그리울 것 같네요.

물론 좋았던 것만 있던 게 아니라, 안 좋았던 것이 더 클지라도, 단지 좋았던 것만을 기억하는 것이겠지요.

누구나 청개구리 한 마리쯤은 가슴에 품고 있잖아요. 사람들은 만나고 밖으로 맘껏 다니라고 할 때는 그것이 귀찮아지다가 막상 그러지 말라고 하면 그립고, 또다시 그래라 라고 하면 '글쎄'라 그러고.

그래도 아직은 완전히 돌아간간 건 아니라 하네요.

남은 시기, 좀 더 쓰고 좀 더 읽고, 좀 더 마셔,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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