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Apr 07. 2023

우리나라에서도 총기 자유화가 필요하게 될까?

feat 총의 과학

'총'

어릴 적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던 생각을 하면 왜 그렇게 무서운 살상 무기가 장난감으로 만들어졌는지 의아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끼나 창, 칼  수류탄, 미사일과 같은 살상 무기가 흔한 장난감이 아닌데 비하여 총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으로 친근감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역사도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주력 무기로서 인류사에 있어서도 떼어놓을 수 없는 무척 중요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그의 역저 '총 균 쇠'의 제목에서도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이 총인 것을 보면 이것이 그저 단순한 무기가 아닌 것이 분명하지요.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가 있었다면 그 이후로는 쭉 총기 시대가 계속된 것입니다. 이렇게 총은 인류의 발전에 있어서 가히 손꼽을만한 혁명을 가져온 물건이라는데 이의가 없을 듯합니다.


인간은 신체의 힘만 놓고 보면 여타 동물들에 한참 뒤집니다. 런데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도구, 즉 총을 통해서였지요. 돌이나 칼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전세가 역전 된 것은 역시 총이 등장하고서부터 일 것입니다. 맹수가 덤벼들 때 바로 '빵!' 총 한방으로 인간이 가장 생태계의 위에 위치에 있음을 선포하였지요.


그러나 불행히도 총구는 짐승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곧장 같은 인간을 향합니다. 제국주의의 첨병은 바로 이 총을 앞세워서였지요. 신대륙의 원주민들총을 가지고 붙었더라면 그리 허망히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임진왜란만 하더라도 총이란 신무기의 열세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고 할 수 있지요.


총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매우 먼 물건입니다. 대부분이 군대에 가서 한동안 총을 닦고 매고 휘두르고 쏘고 했던 것을 기억하면 가장 총에 익숙한 나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에 반해 군대를 제대하고는 총을 쏠 일은 고사하고 구경하기 조차 힘듭니다. 총기 소지와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누구나 총을 쏠 줄 알지만 총이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그에 비해 미국에서는 대부분  군대를 가지 않으므로 총 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대부분 총을 휴대하고 항상 총을 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도 더한 아이러니입니다. 매번 엄청난 총기 사고와 희생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총에 대한 집착은 엄청나다고 하던데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면이지요.


그러나 좀 더 생각해 보명 우리나라와 달리 다소 서부시대와 같은 야만의 시대를 사는 듯이 보이기 때문에 총에 대한 집착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만일 야만의 상태로 돌아가고 날것의 약육강식의 시대를 다시 맞이한다면 약한 신체 능력에도 불구하고 짐승이나 더 힘이 센 무법자들의 약탈로부터 지켜줄 것은 결국 총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총이 있다는 것은 신체 능력과 상관없이 반격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이고, 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함부로 공격할 수 없는 무언의 안전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치안이 잘 되어있고 공권력이 대신 총을 가지고 짐승 또는 무법자들언제나 제어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경우 이 총을 개인적으로 가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다면 사적으로라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총은 불가결의 물건이 될 것이지요.


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총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무겁고 금속성의 재질에 야만의 무기처럼 보여 전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지요. 아마 군대에서 지겹도록 총을 쓸고 닦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는 더 효율적인 살상을 위해서 만들어진 이 물건은 친근하기보다는 오히려 소름이 돋는 것이 맞는 편일듯 합니다.


저자는 저의 생각과 달리 총에 대해 매력을 느꼈음에 분명합니다. 총의 발사 원리와 진화에서 부터 다양한 총의 종류까지 상세하게 열거한 것을 보면 웬만한 매니아적 관심이 아니고는 접근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총의 종류와 발사의 원리와 총기별 역사가 잘 언급되어 있네요. 다만 총에 대한 철학이나 사고에 관한 책은 아닙니다.  단순히 총의 기능에만 충실한 책이었지요.


총에 대한 기억은 역시 서부 영화에 나오는 멋진 총잡이의 빠른 사격술입니다. 서부의 총잡이 총의 한계를 극복한 기술의 연마를 통해 수동식 총을 거의 자동 소총처럼 쏘았지요. 총의 진화와 함께 그런 기술은 점점 필요 없게 되었고 누구나 방아쇠만 당기면 쉽게 총을 쏠 수 있게 진화하였습니다. 서부의 무법자뿐만 아이라 총잡이 또한 시대의 종말을 고한 것이지요. 그러나 말이 좋아 총의 진화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더 잘 죽이고 전쟁의 효율성을 위한 살상 방식의 진화라은 점에서는 소름이 끼치는 진화입니다.


그래서 총은 쏘지 않을 때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이렇게 총이 있으니 야만의 시대로 돌아가 함부로 약탈하고 괴롭히지 말라는 경고로서의 총의 기능이지요. 그러니 그 경고의 선을 넘었을 때 총은 공격이 아니라 방어의 수단으로 불가피하게 반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이 것입니다.


그래서 총에는 엄격함이라는 이름이 필요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이 무시무시한 물건은 정말 끔찍한 도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총을 가지고 있는 군인이나 경찰이 총을 독점적으로 사용함에 있어 엄격하지 못하면 그 세계는 야만과 다를 바 없거나 오히려 야만보다 못한 세계가 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총기 자유화가 미래에는 이루어지게 될까요? '아다마스'란 드라마에서 그런 가정을 한번 다루었습니다. 세상을 혼란스럽게 해서 총기 소유의 자유화 여론을 일으키도 총기 산업도약을 도모하였지. 혐오와 무질서의 세상은 결국 총이라는 독이든 성배를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


법에 의한 공정성과 엄격함이 흔들리면서 사적복수에 대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야만의 총을 대신한 것이 결국은 법이었는데 이것이 남용되면서 오히려 스스로를 방어할 총이 다시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법을 독점적으로 사용함에 있어 엄격하지 못하고 총을 소유한 자들이 사적으로 남발하고 있는 것처럼 법이 사유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의 시대가 다시 야만의 총의 시대로 회귀하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법이 약자의 편에 서지 못한다면 다시 야만의 시대와 같이 총으로 무장해 최소한의 신체와 권리를 지키고자 하겠지요. 총을 소유할 수 있다면 적어도 폭력으로부터 방어와 야만적인 약탈로부터 억제가 가능할 테니까요. 문제가 되고 있는 학폭도 총이 있었으면 방어가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듭니다.


그러나 총은 마지막 수단으로 봉인해 둘 때 가장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전쟁이든 사회의 혼란이든 또는 좀비가 나타나서라도 부디 다시 총 잡을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총이 있는 불안감 보다 총이 없는 안녕함을 계속 누리고 싶습니다.


총의 과학

한줄 서평 : 총을 다시 잡을 일은 없어야 (2023.04)

내맘 $점 : $$$

가노 요사노리 지음 / 신찬 옮김 / 보누스 (2021.11)

매거진의 이전글 커피에 빵이 더해지면 진리이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