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지선다 문제도 아니라
5지선다 시험도 아니라
찍기 힘든 것이 아니라
홀 아니면 짝
2지선다 삶일 뿐인데
왜 이렇게 맞추기 힘든 걸까?
4지선다 문제였다면
5지선다 시험이었다면
차라리 쉬었을 것을
홀 아니면 짝
2지선다 삶일 뿐인데
왜 도박도 아닌데 매번 지는 걸까?
문제를 풀만큼 풀고
시험을 볼만큼 보고
삶을 살만큼 살았는데도
홀 아니면 짝
2지선다 삶일 뿐인데
왜 호락호락한 것이 하나도 없는 걸까?
그래서 홀 아니면 짝
2지선다 삶인데도
벌써 다섯개를 틀려놓고 시작하는 삶
나머지 다섯개는 부디 신중을 기하라고
눈을 크게 떠 커닝을 해도 좋고
귀를 쫑긋 세워 의견을 좀 들으라고
그러나 홀 아니면 짝
2지선다 삶일 뿐이니
이미 다섯개는 틀렸으므로
쉽지는 않겠지만 나머지는 다섯개는 또 맞추리라
절망했다 희망하는 것이
희망했다 절망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라고
4지선다도 아니고
5지선다도 아니고
홀 아니면 짝
2지선다 삶일 뿐인데
거짓말 처럼 틀리는 것이
또 삶일진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