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Aug 02. 2023

뜨거운 아메리카노욧!

feat 입맞춤처럼

뜨거운 아메리카노요!

아침에는 늘 그렇듯 뜨거운 커피를 마십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뜨거운' 아메리카노라고 하는 것은 날씨가 뜨거워서 인지 원래 커피란 따뜻한 정도로는 안되고 좀 더 온도가 높은, 즉 뜨거워야 제맛이 나기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았습니다.


여름과 달리 겨울에는 '뜨거운'아메리카노라 하지 않고 '따뜻한' 아메리카노라고 하는데, 겨울에는 뜨거운 메리카노 마저냉기로 인하여 금방 식어버려 커피를 입에 가져가게 될 즈음에는 '따뜻한'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라고도 생각해 봅니다.


'뜨거운'이란 수리수리마수리 주문에 느껴지는 시선은 "이렇게 아침부터 뜨거운 한여름 안 그래도 뜨거워 죽겠는데, 또 '뜨거운'것을 몸에 집어넣겠다고?" 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지만, 커피는 뜨거워야 사랑이지요. 입맞춤을 했는데 차가움이 느껴진다는 것은 나를 사랑하지 않거나, 살아있는 인간이 아닐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반대로 차가움의 종족인 뱀파이어가 뱀파이어를 만났는데 차가움이 아니라 따뜻함이 느껴지며,  차갑고 시원한 맥주가 아니라 뜨뜨거운 미직 따따뜻한 맥주를 마시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항변해 보지요.


여하간 뜨거운 커피를 마셨더니 과연 입맞춤을 한 것처럼 몸이 후끈 달아오르며 땀도 조금 삐질 나는 듯 싶습니다. 한 바퀴 뜀박질을 한 듯 살도 빠질 것 같은 뜨거움이지요.


오늘도 이렇게 뜨겁게 덥혀진 심장으로 말미암아 뜨거운 여름날을 시작합니다. 뜨거운 입맞춤 덕분인지 뜨거운 것이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