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아메리카노요!
아침에는 늘 그렇듯 뜨거운 커피를 마십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뜨거운' 아메리카노라고 말하는 것은 날씨가 뜨거워서 인지 원래 커피란 따뜻한 정도로는 안되고 좀 더 온도가 높은, 즉 뜨거워야 제맛이 나기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았습니다.
여름과 달리 겨울에는 '뜨거운'아메리카노라 하지 않고 '따뜻한' 아메리카노라고 하는데, 겨울에는 뜨거운 아메리카노 마저도 냉기로 인하여 금방 식어버려 커피를 입에 가져가게 될 즈음에는 '따뜻한'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라고도 생각해 봅니다.
'뜨거운'이란 수리수리마수리 주문에 느껴지는 시선은 "이렇게 아침부터 뜨거운 한여름 안 그래도 뜨거워 죽겠는데, 또 '뜨거운'것을 몸에 집어넣겠다고?" 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지만, 커피는 뜨거워야 사랑이지요. 입맞춤을 했는데 차가움이 느껴진다는 것은 나를 사랑하지 않거나, 살아있는 인간이 아닐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반대로 차가움의 종족인 뱀파이어가 뱀파이어를 만났는데 차가움이 아니라 따뜻함이 느껴지며, 차갑고 시원한 맥주가 아니라 뜨뜨거운 미직 따따뜻한 맥주를 마시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항변해 보지요.
여하간 뜨거운 커피를 마셨더니 과연 입맞춤을 한 것처럼 몸이 후끈 달아오르며 땀도 조금 삐질 나는 듯 싶습니다. 한 바퀴 뜀박질을 한 듯 살도 빠질 것 같은 뜨거움이지요.
오늘도 이렇게 뜨겁게 덥혀진 심장으로 말미암아 뜨거운 여름날을 시작합니다. 뜨거운 입맞춤 덕분인지 뜨거운 것이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