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이
나도 모르게 어느덧 가을 왔다 /
봄 땅 뚫고 힘겹게 싹 틔우느라 몰랐고 /
여름 땀 흘려가며 꽃 피우느라 몰랐더니 /
나도 모르게 어느덧 가을 왔다 /
가을 오니 열매는 다 내어놓고 /
가벼이 낙엽으로 지라고 한다 /
빛 다 바랜 낙엽 한장 덮고 /
겨울 과연 날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어느덧 가을 왔다
그래 무거운 열매는 버려버리고
가벼운 낙엽되어
차디찬 바람타고
겨울 과연 날아봐야지
기왕 나는 것 산 가장 높은곳
이왕 나는 것 바다 가장 넓은곳
어차피 나는 것 땅 가장 깊은곳
가장 먼곳 날아가야지
힘겹게 싹 틔우고
땀흘려 꽃 피우고
열매 다 내어놓느라
지금껏 가보지 못한 먼곳
한참을 날다보면 겨울 날수 있겠지
그러다 마음 맞는 한줄기 빗줄기 만나면
또르르 타고 내려 햇살로 다시 만나야지
나도 모르게 어느덧 겨울 가고
새봄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