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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Nov 14. 2021

그대 아양을 떨어주오 우웩

아얌을 흔들어 달라고 요래요래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여자 친구로 보이는 여자가 남자 친구로 보이는 남자 앞에서 기분이 좋은지 무릎까지 들썩여가며 '아양'을 떱니다.

때는 제자리에 자주 찾아와 걸그룹의 신곡이 나왔다고 불러주던 이가 오래전에 있었는데 그것도 '아양'이었을까요?


그런데 왜 '아양'이라 하는지 그리고 왜 '떤다'고하는지 궁금해집니다.

'아양'은 원래 '아얌'이라는 끈이 달리고 머리 위는 뻥 뚫린 모자의 일종이네요.

고운 한복에 어린아이들이 귀엽게 머리에 쓰던 그것 말입니다.

'떤다'는 것은 거기에 달린 끈을 살래살래 흔드는 건가 봅니다.

머리를 요래 요래 흔들어야 아얌이 떨리고 그것이 귀엽게 보이는가 보네요.


그러고 보면 털모자에 달린 긴 끈도 요래 요래 흔들면 귀여워 보였고 그것도 '아양'을 떠는 것이었네요.

그것이 이제 '아양'의 마지막 기억이었나 봅니다.

가끔 동네 산책하던 모르는 강아지가 갑자기 반가워 하며 '아양을 떨며' 달려들어 주인을 난처하게 하거나, 요즘처럼 나무들이 노오란 나뭇잎을 요래 요래 머리위로 흩날려 주며 '아양을 떨기'는 합니다만,


"그대 아양을 떨어주오!", "우웩~"


주) ‘아양’의 어원이 방한구(防寒具)의 하나인 ‘아얌’에 있다고 하면 다들 놀랄 것이다. 그러나 실제 그렇다. ‘아얌’은 지금은 보기 어려운 방한용(防寒用) 쓰개이다. 겨울철에 부녀자가 나들이할 때 춥지 않도록 머리에 쓰던 쓰개가 ‘아얌’이다. 겉은 고운 털로 되어 있고 안은 비단을 댔다. 정수리 부분은 열이 빠져나갈 수 있게 터져 있어, 이마만 두르게 되어 있다. ‘아얌’의 앞쪽과 뒤쪽에는 붉은색의 수술 장식이 늘어져 있고, 특히 뒤쪽에는 넓적하고 기다란 ‘아얌드림’이 현란하게 늘어져 있다. ‘아얌드림’은 ‘아얌’ 뒤에 댕기처럼 길게 늘어뜨린 비단이다. 그런데 궁금한 점은 부녀자가 나들이할 때 춥지 않도록 머리에 쓰는 ‘아얌’이 어떻게 하여 ‘귀여움을 받으려고 알랑거리는 짓’이라는 의미로 변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의미 변화 과정은 어렵지 않게 설명된다. ‘아얌’의 앞과 뒤에는 붉은색의 수술 장식이, 뒤에는 ‘아얌드림’이 늘어져 있다. 예쁜 여자가 ‘아얌’을 쓴 채 콧소리를 내며 머리를 조금 흔들면서 알랑거리면 수술 장식과 ‘아얌드림’이 가볍게 떨리게 된다. 그것을 ‘아얌을 떨다’라고 표현한 것인데, 이는 ‘아얌을 흔들다’의 뜻이다. ‘아얌’을 흔드는 것이 ‘아양’을 떠는 것이다.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중 /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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