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Jan 17. 2024

결심의 역설

feat 자글추

새해의 결심은 잘 지켜내고 있을까요? 새해 첫 달의 반이 지나면서 새해의 새삥도 빛을 발하고 한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듯 하네요. 그래도 아직은 실망하긴 이릅니다. 우리에게는 설날이라는 레알 새해, 또 한 번의 새해를 맞을 기회가 주어졌으니까요. 심지어 새해는 삼세판 설날이 지나더라도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즈음이야 말로 진짜 새해라고 우길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 새 학기가 3월에 시작되어서 그런 습간인가봐요.


새해라 새로운 결심이랄 것도 없었지만 다소 흥미가 주춤했던 글쓰기에 힘을 기울여야겠다고 결심 비스무레 한 것을 했었더랍니다. 특히 매일 거르지 않는 열심을 내야겠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리고 배와 살이 불어 딱 맞는, 아니 거의 꽉 끼는 바지를 사수하기 위해 언제나 그렇듯 살을 좀 빼겠다는 다이어트도 꿈꾸었지요. 게다가 늘 빠지지 않았던 늦기 전, 이미 늦었을지 모르지만 어서 부자가 되어 서재가 딸린 대저택을 마련해야겠다는 소설과 같은 결심이 해마다 대대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심은 개뿔! 결심은 이상하리 만큼 반작용을 낳게 마련입니다. 일찍 일어나기로 결심하면 더 일어나기가 싫어서 오히려 평상시 보다 늦게 일어나고 늦잠을 자는 것처럼, 글은 더 쓰기 싫어서 오히려 평상시 보다 더 적게 글을 쓸 뿐만 아니라 새해 들어 아직 한 권의 책도 읽지 못한 것처럼, 다이어트는 커녕 간식 맛집을 차리고 오히려 더 미식에 빠져있는 것처럼,  딱 맞는 바지는 이제 꽉 끼는 것을 넘어 단추를 잠그기 어려워서 바지를 거의 포기해야 할 것처럼, 새해맞이 로또는 온통 꽝을 맞고 부자의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처럼, 결심의 역설의 효과는 매우 컸었지요.


심의 역설!

'결심의 역설 효과'는 이렇게 행동 심리학계의 낭인 브런치스토리 Emile 박사의 이러한 1인 임상실험의 결과 존재 한다는 것이 명확히 증명된 사실입니다. 그래서 새해 들어 이렇게 실험 결과를 방대한 글로 보고하고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설날, 두 번째 새해에는 결심 같은 건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글쓰기를 등한시하고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로또에 당첨되지 않아도 다가오는 봄 세 번째 새해에도 결심 같은 것은 여전히 하지 않을 생각이지요. 왜냐하면 "결심,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결심은 이렇게 자꾸 배신하기 때문입니다. 결심한 다음날 오히려 늦잠을 자고 결심했던 일이 더 하기 싫어지는 결심의 역설 효과 때문입니다.


자땡추.

자만추라는 구전의 속담이 있었지요. '자연스러운 만남추구'라는 옛날 사람들이 하던 연애 방식인데 꼭 이런 사람들이 애인이 없었더랬죠. 결심이 부족한 결과랄까요? 하지만 자만추 하지 아니하고 강한 결심을 했다 해도 연애에 과연 성공했을 리는 의문이지요. 세상이 결심 만으로 그렇게 호락호락, 파락파락 되진 않거든요. 사랑도 부자도 결심과는 사실 어울리는 글자는 아니니까요. 오히려 결심의 배신의 상처만이 클 뿐이지요. "고백하지 말걸 그랬어!"


그래서 자글추, '자연스러운 글쓰기추구'입니다. 자다추, '자연스러운 다이어트추구'지요. 자부추, '자연스러운 부자추구'지요. 왜냐하면 결심은 결심의 역설 효과로 인하여 강박을 낳고 배신하기 쉽기 때문입이다. 이것은 새해 첫 달의 반을 벌써 결심대로 하지 않고 날려버린 변명일까요? 아니요 진짜 연구결과가 있다니까요. 결심을 버리니 이렇게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있다니까요. 그럼 자라추, '자연스러운 라이킷추구' 해 보아요. 자구추, '자연스럽게 구독추구' 해 보아요. 결심하지 말고 남은 새해에는 자연스럽게 사랑해 보아요. 글도 당신도..



매거진의 이전글 유통기한이 지난 라면을 인생라면으로 먹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