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나니 상식왕
독해 수업(reading part)은 다양한 주제의 텍스트를 읽고 해석한 뒤, 여러 유형의 문제 풀이를 통해 학습 능력을 측정합니다. 대부분의 교재가 이와 같은 과정의 수업을 진행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꾸준한 독해 학습 후, 다양한 단어의 쓰임을 익히고 확장하며 영어로 읽고 쓰는 능력을 성장시키고자 목표합니다.
수준별 독해
일반적으로 독해의 수준, 그러니까 독해 교재의 수준은 교재 내 하나의 지문에 포함된 단어 개수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기초 단계에서는 기본 단어들이 나열된 문장으로 구성된 지문이 제시됩니다. 학습 어휘가 늘어날수록 ( 진도가 나갈수록 ) 지문이 길어지거나, 문장의 형식이 다양해지거나, 지문 내 문장 수가 (단어의 수가) 늘어납니다. 그렇긴 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단어들만으로도 충분히 글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어 문장을 만드는 규칙을 본격적으로 학습하는 시기가 되면 독해 수업은 좀 더 입체적으로 운영되어 하나의 텍스트를 통해 새 단어, 독해 요령, 문법 적용을 배우게 됩니다. 학교에서 교과목으로서의 영어 수업과 가장 유사한 방식의 영어 수업이 독해 강의입니다.
기초, 기본, 실력이니 하는 설명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다만 진도를 확정하고, 학년 간 학생 간 구별이 필요한 때가 있으므로 나누어 놓은 것이고, 각종 교재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해 왔기에 익숙한 표현이 되었습니다. 실제에서는 명확하지 않은 경계입니다. 수준이 오른다거나 실력이 향상되는 일은 점차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익숙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양해 바랍니다.
기본 수준을 넘어서면, 문장과 지문의 길이가 길어지고 글자의 크기는 더 작아지고(!), 사용된 단어의 난도가 높아집니다. 전문 용어 내지는 전문 영역의 소재가 등장하고 일반적인 설명보다 추상적인 서술이 나와 단순한 해석은 물론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추론 능력도 필요해집니다. 수능 영어 영역의 지문이 그 절정입니다. 때문에 입시의 끝에 가까워질수록 독해의 수준은 전방위적인 학습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독해는 단 한 권의 교재로, 단기간 동안 집중해서 공부했다고 해서 실력이 점프하는 영역이 아닙니다. 오히려 각 단계 내에서도 여러 권의 교재를 풀게 됩니다.
독해 학습의 어려움은 모르는 단어와 중간에 놓쳐버리게 되는 긴 문장에 있습니다. 알 수 없는 말들이 책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다면, 읽기 싫다 하기도 전에 읽어낼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지문의 단어가 만만하거나 문장이 단순해 읽어내기 어렵지 않다면 문장을 읽고 단락을 읽고 전체 텍스트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저 해석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제를 찾고, 지문의 흐름을 따라가고, 단어의 쓰임도 공부해 낼 수 있습니다. 문제도 풀면서 말입니다. 그러려면 텍스트 자체에 대한 접근 부담을 더는 편이 낫습니다.
독해 영역만큼은 쉽게 다가가, 가능한 많이 경험하기를 권합니다.
읽어내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이 충분해지면 어떤 문제를 만나도 출제자의 의도를 간파할 수 있게 됩니다. 낯선 지문으로 들어가는 독해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물론입니다. 이를 위해, 기초 내지는 기본 단계일 때 열 권도 스무 권도 마다하지 않도록 쉽게 읽어내고, 다양한 글에서 얻는 흥미를 지켜나가는 학습 환경이 중요합니다.
독해 교재
독해를 잘했는지는 문제를 얼마나 잘 풀어내는지로 측정하게 됩니다.
시중의 독해 문제집은 수준별, 학년별, 주제별, 출판사별로 너무나 다양하고 많습니다. 하지만 지문이 제시되고 이후 문제가 이어지는 구성은 대게 비슷합니다. 주제 요지 제목을 찾는 토픽 선택, 순서 배열 끼워넣기 등의 흐름 파악, 사실 여부 등의 내용 확인, 의미의 적절성을 가늠하는 어휘, 어법, 추론이 필요한 빈칸 등의 평가 유형도 각 교재별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문제들은 따지고 보면, 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에서 지금껏 늘 다루어 오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충분한 독해 경험을 쌓으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유형을 파악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테고, 이후에 바라던 성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교재의 다양한 조건들은 독해 실력 향상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으니, 학원의 교재이든 유명한 교재이든 서점에서 꼭 맘에 들어 사게 된 교재이든 학생의 수준에 적절한 교재라면 일단 부지런히 풀어내기 바랍니다.
독해 수업만의 장점
학생들과 늘 하는 이야기입니다.
독해 수업을 하고 나면, 우리는 이전보다 조금 더 똑똑해진다고.
영어 수업 시간에 앉아 있던 덕분으로 새로운 세계를 끝없이 소개받고 혹은 그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세상 속으로 깊이 더 깊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 지문이, 그런 글들이 멈추지 않고 제시됩니다. 물론 독해 시간은 하품과의 싸움이 있기도 하지만, 학생들은 아는 게 늘어가는 뿌듯함을 누립니다. 영어 실력뿐 아니라 상식이 늘어간다 합니다. 똑똑해지기를 마다하는 이는 없으니, 즐겁고 유익한 경험을 공유합니다. 모든 지문을 완벽하게 학습하지 않더라도, 뿌듯한 동안은 긍정적인 학습 정서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주제의 텍스트를 읽기 때문에 상식이 늘고, 이는 배경지식의 확장을 야기합니다.
풍부한 배경지식은 또 다른 낯선 텍스트를 맞는 문을 순조롭게 열어 주고, 새로운 내용을 받아들이는 입문 시간을 단축합니다. ‘대체 뭐지?’ 하며 주춤거리기보다 ‘어디서 들었는데?’ 하며 읽어 내려갈 수 있게 됩니다. 시간을 정해두고 하는 평가에 유리한 능력이 됩니다. 많이 읽고, 또 읽어낼 수 있길 바랍니다.
독해와 단어
지문을 해석할 때 가장 큰 방해는 단어입니다.
모르는 단어가 자꾸 나오면 덜컥 거리며 멈추게 되고, 그러다 보면 내용을 놓쳐 텍스트에 대한 흥미가 떨어집니다. 집중도 잃고 재미가 없으니 공부는 멈춥니다.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문을 완벽하게 읽어낼 만큼 모든 단어를 다 알고 하는 독해는 불가능합니다. 하다못해 자주 쓰지 않는 부사라도 나올 테니까요.
단어가 막힐 때는 교재마다 정리되어 있는 단어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정성스럽게 사전을 찾으면 베스트이지만, 바쁘고 바쁜 현대 사회 학생들이니 보라고 만들어 둔 단어장을 이용해도 괜찮습니다. 마치 꼼수를 부리는 양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독해를 하기 전 단어를 미리 공부하는 것 자체의 유용이 더 큽니다.
단어를 미리 보면서 지문의 내용을 짐작해 보고, 자신의 현재 단어 수준을 체크할 수도 있습니다. 단어 미리 보기를 마치고 지문을 읽어봅니다. 단어장에서 본 새 단어를 지문에서 만나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도 모르는 단어랑 마주친다면 대충 유추하면서 지나갑니다. 단어가 걸림돌이 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면 중간에라도 단어장의 도움을 받습니다. 본 독해 수업 전에 미리 준비하기만 한다면 문제없습니다. 네, 이것이 바로 예습입니다. 혼자서 미리 읽고 수업을 듣게 된다면 행간의 의미를 포함해 더 많이 읽어내고 더 깊게 생각할 기회가 생깁니다. 모호한 듯 읽어낸 문장이 현실에서 지식이 되고 실력이 됩니다.
독해 학습은 단어 읽기가 아니라 결국엔 글을 읽어내는 공부입니다. 영어 독해 학습은 글도 읽어내고 영어도 공부하게 되니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이지요. 많이 읽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읽어낼 수 있길 바랍니다. 모르는 사이에 걸어 다니는 상식왕이 될 수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