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지키는 나만의 주식 라이프 (16)
“엄마, 배당금 들어왔어?”
“이모는 들어왔다는데 나는 아직 안 들어오네.”
“이야, 삼성전자 주주님 배당금 좀 들어오겠는데?”
“기대하는 중이야. 그 돈 그대로 삼성전자 다시 사야겠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13조라는 역대 최고의 배당금을 주주들과 나누었다.
위기 상황에서 외세의 매도를 뚫고 주식을 사들인 동학 개미들에게 보답이라도 한 것일까. 국민주라 불리는 삼성전자의 배당금 소식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영어 dividend는 ‘나눔’을 뜻하는 라틴어 dividendum에서 유래했다.
기업은 직원 급여와 지출을 제외한 순이익으로 저축을 하거나 미래를 위한 투자금을 책정한다. 빚이 쌓여있지 않고 현금 흐름이 좋다면 주주와 배당금을 나눌 수 있는 여유도 생길 것이다. 기업이 낸 이익을 주주들에게도 분배해서 나눠주는 것이 배당금이다.
얼마 전, 배당 통지서 우편물이 도착했다.
[한국 예탁결제원]
김세인 님
SK 4/27 배당금 150,000원
4월은 배당 시즌이다.
배당금이 속속 도착한다. 큰돈은 아니지만 특별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다. 주식거래를 시작하고 한참 뒤에야 배당금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주가의 등락에 신경 쓰느라 배당은 뒷전이었기 때문이다.
배당금은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그 주식을 가지고 있었는지와는 관련이 없다. 배당 기준일 내에 그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도 많이 있다. 배당금 원칙대로라면 배당금을 노리는 투자가 얼마나 많을지 예상된다. 나는 그런 얄팍한 순발력을 발휘하기에는 게으른 데다가 배당은 보너스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주식시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 집 책장에 꽂힌 『잠든 사이 월급 버는 미국 배당주 투자』 표지만 봐도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은 배당 문화가 더 발전한 것 같다. 50년 이상 배당금을 증액하고 있는 미국 회사 3개가 눈에 띈다.
3M, 코카콜라, 존슨 앤 존슨이다.
2019년 기준, 1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회사만 264개 기업이라니 배당을 받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게다가 한국은 연 배당이 중심인데 비해 미국은 분기 배당기업의 비중이 훨씬 높다. 분기별로 배당을 받는다면 배당금으로 투자금을 늘릴 수 있고 정기적인 보너스 수입이 생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위해 투자할 생각은 없다. 초과근무수당을 늘리는 것보다 내 능력을 키워 월급을 올리는 게 낫다. 꾸준히 팔리는 코가 콜라 회사에게 안정적인 배당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나는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나에게 배당금은 기업의 본질이라기보다 여건과 태도를 보는 기준이 된다.
배당은 나에게 그 회사와의 ‘우정’ 같은 느낌이다.
물론 배당금이 높다고 다 좋은 회사라 할 수는 없지만 배당금이 나오면 그 회사를 향한 나의 마음도 안정이 된다. 배당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는 것은 회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으며 그 이익을 주주와 나눌 의리가 있다는 얘기일 가능성이 높다. 배당금이 많지는 않아도 꾸준히 지급할 수 있는 회사의 자금과 성장동력, 주주 친화적인 마인드가 있다면 그런 회사는 신뢰가 간다.
2021년 코스피도 현금배당을 13조 원 늘려 한 해 배당액이 처음으로 30조 원을 넘었다고 한다.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이 부디 내년에도 줄어들지 않길 바란다.
소주를 마시는 데도 주도가 있듯 주식에도 주도가 있다면 주주와 콩 한쪽도 나누는 태도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