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중심, 돌판은 비어 있었어요.
동물들은 나뭇잎 아래 모이지 않았고,
서로 눈을 피했어요.
어떤 이들은 서쪽 나무 아래로
어떤 이들은 동쪽 바위 곁으로.
그 사이, 아무도 건너지 않는 빈 땅이 있었죠.
조약돌 무더기는 먼지에 덮여 있었고,
까치가 만들었던 둥근 자리엔 낙엽만 쌓여 있었어요.
올빼미는 오래도록 빈 돌판을 바라보며
그 긴 이야기를 떠올렸어요.
곰이 내려가고
황소가 올랐고
거북이가 손을 내밀었고
까치가 말을 했고
비버가 둑을 쌓았고
공작이 침묵했고
사슴이 고개를 숙였고
큰까마귀가 떨어졌어요.
"우리는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때로는 기대했고, 때로는 실망했지요.
배운 것도 있었지만, 잃은 것도 많았습니다."
그때, 근처 나무 아래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두 마리 다람쥐가 도토리를 주우며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큰까마귀 쫓겨났대."
"어, 그래? 그럼 다음엔 누가 올라오려나."
"글쎄. 근데 너 큰까마귀 좋아하지 않았어?"
"응. 말하는 게 마음에 들었지. 명확하고 그랬잖아."
"그럼 왜 쫓겨난 거야?"
"글쎄, 돌판에서 쫓겨났으면 뭔가 잘못했겠지?"
"너 그때 회색곰 막으러 나갔었잖아?"
"응, 갔었지. 다들 나가길래 나도 갔어. 무서웠는데."
"그때 왜 나간 거야?"
"몰라. 다들 나가니까... 그냥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고.
근데 지나고 나니까 별일은 아니었어."
첫 번째 다람쥐가 도토리 하나를 집어 들며 말했어요.
"그나저나 이번 겨울은 추울 것 같아. 도토리 더 모아야겠어."
"그러게. 일단 우리가 살아야지."
"누가 뭘 하든, 우리 도토리는 우리가 챙겨야 해."
"맞아."
두 다람쥐는 도토리를 한 아름 안고
조잘거리며 걸어갔어요."그나저나 다음엔 누가 올라갈까?"
"몰라. 근데 너 한번 올라가 봐. 잘할지도 모르잖아."
"나? 난 바쁘다니까. 도토리도 모아야 하고, 겨울 준비도 해야 하고."
"하긴, 나도 바빠."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멀어졌고 돌판은 여전히 비어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