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와 단상 20]내가 주인공인 영화의 시나리오

엑스트라는 없다

by 작은별송이

내가 주인공인 영화의 시나리오



제목: 날아라, 나래


S#1. 태권도 승단 심사장

태극 8장 심사 중. 대열 맨 앞줄에 선 나래, 앞차기하다 발랑 자빠진다. 관중석과 심사위원석에서 웃음이 터진다.

울상 짓는 나래의 얼굴 클로즈업.


S#2. 나래의 집 화장실

나래는 세수를 하다가 문득 멈추고는 거울 속의 자신을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S#3. 나래의 집 거실

나래, 화장실에서 나온다. 엄마는 부엌에서 저녁식사 준비 중.


나래: (흡 냄새를 맡고) 엄마, 이거 무슨 냄새야? (엄마에게 다가간다.)

엄마: 너 좋아하는 불고기 냄새지. 오늘 태권도 심사하느라 기운 많이 썼잖아.

나래: 불합격했는데, 뭐.

엄마: 원래 합격한 사람보다 불합격한 사람이 더 힘든 거다. 그러니까 고기 먹고 체력 보충해야지.

나래: 엄마도 참.

엄마: (고개 돌려 나래를 바라보며 상긋 미소 짓는다.)


S#4. 나래의 방

나래,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쓰고 있다. 일기장 클로즈업.


일기장 - “엄마는 얼굴은 보통인데, 웃는 게 참 예쁘다. 내가 태권도 심사에 붙으면 엄마가 더 활짝 웃겠지?”


S#5. 공터 - 밤

가로등 불빛 아래 나래가 태극 8장을 연습하고 있다. 이윽고 태극 8장을 마친 나래는 밤하늘의 보름달을 바라본다. 그러다 보름달을 삼킬 듯 크게 숨을 들이쉰다.


나래: (독백) 태권소녀 강나래. 넌 할 수 있어.


나래, 주먹을 불끈 쥐고 달려가다 아자, 외치며 힘차게 날아차기한다. 강력한 발차기에 둥근 달이 쪽 쪼개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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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어린이들의 발차기를 응원합니다.

한 번쯤 시원하게 발차기라도 하며 자라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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