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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의 시대, 노딱 교수들의 부정

검수

by 마루


〈검수의 시대, 노딱 교수들의 부정〉


AI를 금지하는 자가 AI로 검수하는 시대의 모순


요즘 대학 강의실을 보면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학생이 AI를 쓰면 부정행위고,

교수가 AI를 쓰면 검수란다.


같은 도구인데, 손이 바뀌면 의미가 달라진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자랑하는 **‘이중구조’**다.

금지는 아래를 향하고, 허용은 위를 향한다.

이 구조 안에서 “윤리”와 “정직”이라는 단어는

점점 복종의 언어로 바뀌어 간다.


금지의 이름 아래 감춰진 위선


공모전 참가 공고를 보면 “AI 사용 금지”라는 문구가 빠지지 않는다.

“창의성은 인간만의 가치입니다.”

그럴듯한 문장이다.

하지만 정작 심사평은 AI로 요약되고,

문장은 Grammarly로 교정된다.


이건 부정이 아니라 ‘검수’라고 부른다.

AI 사용이 금지되는 건 능력이 없는 학생,

AI 사용이 허용되는 건 지위를 가진 사람이다.

기술은 평등하지만, 그걸 쓰는 인간은 여전히 불평등하다.


검수라는 이름의 권력


‘검수’라는 단어는 이 시대의 면죄부다.

교수가 AI를 쓰면 품질 관리,

학생이 쓰면 표절.


노딱 교수들이 말하는 정직은,

손으로 쓰라는 뜻이 아니다.

그건 “내가 아는 방식대로만 해라”는

복종의 명령에 가깝다.


AI를 금지하는 건 윤리가 아니라,

자신의 권위가 흔들릴까 두려운 마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정직’은 더 이상 도덕이 아니라

질서 유지 장치가 되어버렸다.


진짜 정직은 ‘투명성’이다


AI를 금지하고 싶다면 법으로 하라.

하지만 법은 이미 AI를 인정하고 있다.

정부도 “AI 활용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필요한 건 금지가 아니라,

어디까지 썼는지, 어떻게 다듬었는지를 밝히는 투명성이다.


AI를 숨기면 부정이 되고,

공개하면 협업이 된다.

정직은 걸어서 가는 게 아니라,

자동차를 타고 가도 경로를 말할 수 있는 용기다.


세대 교체는 도구가 아닌 태도에서 시작된다


머지않아 AI 교수가 등장할 것이다.

그때 진짜 물갈이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투명하게 말할 줄 아는 세대가 위로 올라가는 일일 것이다.


AI를 죄로 가르치며 그걸로 논문을 고치는 세상,

그 모순을 알아보는 눈이 바로

다음 세대의 교양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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