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담배는 꺾여 있었다.
〈편의점 앞, 꺾인 담배〉
편의점 앞.
담배를 물었다.
입안에 묵은 니코틴 맛이 번졌다.
쓰고, 달고, 오래된 나무 타는 향 같았다.
그 담배는 꺾여 있었다.
빳빳하지 않았다. 입술에 눌린 종이의 결이 거칠게 느껴졌다.
불을 붙였다.
“칙.”
짧은 파열음이 귀에 스쳤다.
불꽃이 종이를 태우는 냄새가, 순간 바람에 섞여 사라졌다.
하얀 연기가 올랐다.
직선으로 뻗지 못하고, 부서지듯 흩어졌다.
가로등 불빛에 걸린 연기는 한 번 유리처럼 반짝였다가, 금세 찢어져 밤으로 흘러갔다.
한 모금 삼키고, 천천히 내뱉었다.
연기가 목을 타고 나오는 느낌이 묘하게 따뜻했다.
손끝은 여전히 떨렸다.
바닥에 떨어진 재가 작게 ‘툭’ 하고 부서졌다.
고개는 낮게, 시선은 바닥에 박혔다.
오늘은 그냥… 그런 밤이었다.
작가의 말
나는 이 장면을 쓸 때, 의도적으로 설명을 덜어냈다.
대신 오감만 배치했다. 향, 소리, 촉감, 맛, 시각을 흘려놓으면, 독자는 자기 경험 속 비슷한 감각을 꺼내 읽는다.
글은 때로 이야기보다 몸이 먼저 기억하는 장면으로 더 깊게 다가간다.
이 글이 독자에게도 작은 파편처럼 남아, 언젠가 비슷한 밤공기 속에서 문득 떠오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