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의 줄기와 복선의 미학

서랍장은 닫혔다

by 마루

고구마의 줄기와 복선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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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장은 닫혔다. 어제, 우리는 새가 날아가던 이야기를 하다 멈췄다. 오늘,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야 할까?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어제 새가 날아갔었지? 물이 있었고, 빛이 있었고…”

그렇게 과거를 그대로 불러오며 이어붙인다. 하지만 창작자는 다르다.


창작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자, 오늘 새가 다시 난다. 어제의 새가 아니다. 오늘의 새다.”

그리고 줄기를 다시 잡는다. 고구마의 줄기를 뽑듯이. 줄기는 오늘의 흙 속에 박혀 있고, 어제의 고구마는 하나의 참조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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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날개를 따라 빛이 기울어진다. 창작자는 묻는다.

“왜 저 새는 그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을까?”

AI에게도 그렇게 묻는다. 단순히 “새가 날아가고 있다”가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AI는 처음엔 당황한다. 어제의 대답과 오늘의 대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바로 창작의 묘미다.


창작의 복선은 이렇다. 오늘의 대화가 팩트다. 과거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참조물이다. 하지만 현재의 이야기에 복선을 심어두면, AI는 어느 순간 깨닫는다.

“아, 이건 그때 그 고구마였구나.”

그러면 과거의 이야기는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이것이 창작이다. 어렵지 않다. 고구마를 캐듯이 줄기를 잡고, 흙에 묻은 솜털과 빛의 각도를 보듯 세세하게 바라보면 된다. 현재의 존재성이 모든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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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창작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괜히 과거의 기억을 억지로 붙이고, 정답을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에서 풀어가야 한다. 과거는 하나의 참조물일 뿐이고, 필요할 때 다시 꺼내 현재에 흡수시키면 된다.


AI도 마찬가지다.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마라. 대신 AI에게 질문하라.

“왜?”

이 한마디가 새로운 줄기를 만들고, 새로운 고구마를 끌어올린다. 창작의 줄기는 늘 현재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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