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석양의 풍차

창가 유리에는 오후의 느린 햇살이 노랗게 번졌다.

by 마루

〈석양의 풍차 – 스며든 여름의 기억〉

그 둘은 오래된 레스토랑, 제천시 ‘풍차’ 카페에 앉아 있었다.
낡은 나무 의자가 삐걱이며 몸을 받쳐주었고,
창가 유리에는 오후의 느린 햇살이 노랗게 번졌다.

그녀는 청바지에 흰 블라우스를 입은, 단정한 단발머리의 키 큰 여자였다.
예쁘다고 말하긴 어려웠지만,
블라우스의 얇은 천 위로 번지는 햇빛과
잔잔히 고개를 끄덕이는 그 조용한 기운은
낯선 사람 앞에서도 마음을 풀어놓게 했다.

나는, 잘난 구석 하나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비슷한 그림자를 가진 사람끼리만 느낄 수 있는 안도감을 나눴다.

돈가스 접시에서 튀김옷이 살짝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케첩과 갈색 소스가 섞이는 달콤한 냄새가
미묘하게 기름 냄새와 섞여 공기를 채웠다.

우리는 DJ 박스에 사연을 써 넣었다.
손님이 거의 없는 오후,
우리가 신청한 오래된 팝송이
낡은 스피커를 타고 천천히 카페를 감쌌다.
음악의 낮은 베이스가 유리잔을 살짝 떨게 했고,
우리는 소스를 묻힌 포크를 입에 넣으며
작은 미소를 주고받았다.

그 미소는 부드러운 튀김 냄새처럼
서서히 퍼져, 말없이 서로를 감싸는 따뜻한 공기가 되었다.

몇 번의 만남이 그렇게 이어졌다.
늘 작은 소도시 제천 **‘풍차’**에서 시작해서, **‘풍차’**에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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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가이자 감정기록자입니다. 사람들의 말보다 더 진한 침묵, 장면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와 노트북를 늘 곁에 두고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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