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0만 원짜리 아르바이트
아빠가 아들에게 제안한 고액 아르바이트
대학생인 아들은 한동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헤드셋을 비롯하여 사고 싶은 물건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내가 허락한 예산으로는 한참 부족했다. 본인이 원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공부나 하라며 반대했지만,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지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은 한 달만 하고 힘들다며 그만두었다.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처음으로 본인 스스로 일을 해 돈을 벌어 본 경험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었다.
목표한 금액을 다 채우지 못한 아들은 몇 개월 동안 용돈을 아껴 쓰든가 아니면 일부 물건은 구입을 포기해야 했다. 아들은 부족한 금액을 해결하기 위해 틈만 나면 온갖 이유들을 들고 와 나와 아내를 졸라댔다. 부담이 될 정도의 큰 금액은 아니지만 버릇이 나빠질까 봐 선뜻 들어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돈 버는 재미를 살짝 본 아들에게 미끼성 제안을 하나 던졌다.
"돈 벌기 힘들지?"
"예.. 그렇지 뭐"
"돈 많이 벌고 싶어?"
"그거야 당연하죠"
"그럼, 공부가 힘들어? 알바가 힘들어?"
"공부요.."
아빠의 뻔한 훈계가 시작될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아들은 즉각 방어태세를 취했다.
"아빠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알바를 하나 알고 있는데.."
이 말에 아들의 표정에서 경계가 조금 풀렸다.
"어떤 알반데요?"
"매달 500만 원을 벌 수 있는 알바가 있는데, 한번 해 볼래?"
아들은 못 믿겠다는 표정을 하면서도 호기심이 발동하는 듯했다(500만 원은 아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내가 임의로 설정한 금액으로 어떤 기준점이 되는 숫자는 아니다)
"말도 안 돼요. 그런 알바가 어딨어요?"
"설마 아빠가 너한테 거짓말을 하겠냐? 몇 달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매달 500만 원, 어쩌면 그 이상도 받을 수 있다"
"에이 설마요??"
"아빠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다만 바로 돈을 받을 수는 없고, 알바가 끝난 후 몇 년 뒤부터 지급하는 후불제다. 어때? 한번 해 보지 않을래?"
"예, 해 볼게요. 어떤 일인데요?" 아들의 목소리에는 불신과 기대가 섞여 있었다.
"잘 들어라. 지금부터 매일 8시간씩 공부를 하면 매달 500백만 원이 적립된다. 그렇게 앞으로 2~3년 동안 '공부 알바'를 하면 취직은 덤으로 따라오고 잘하면 20~30년 동안 매달 5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알바한 기간의 10배가 되는 기간 동안 돌려받는 거다. 자, 어떠냐?"
순간 아들의 얼굴에는 뭔가 알듯 말듯한 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는 이내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에이, 안 또.. 그럴 줄 알았어" 하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의 제안은 그 자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지금부터 몇 년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시간들인지 아들이 스스로 깨닫기를 바랐다. 경제적 독립 주체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준비를 해야 하는지 까지.
월 500만 원 알바는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