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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원 Nov 05. 2022

붕어빵처럼 잘 굽힌 글을 기대하며

글쓰기 공감


브런치의 수많은 글들 중에 내가 찾아서 읽는 분야의 글들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제목에 '글쓰기'가 들어가 있는 글들이다. 글쓰기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 수 만 명의 브런치 작가들의 유일한 공통 관심 주제일 것이다.

누구나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을 한 번쯤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제대로 쓰고 있는지 점검하고 싶고, 지칠 때면 글쓰기가 내 적성과 맞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가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고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발간한 경험이 있는 작가분들의 깨달음과 고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의 짧은 글쓰기 경험과 브런치 글들을 읽으면서 느낀 지금의 소감과 생각을 글로 남겨두고 싶어졌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도 내가 계속 글을 쓰고 있다면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은 분명히 다시 열어보게 될 것이다.


'글쓰기' 글들은 나도 모르게 감정을 이입해서 읽게 된다. 한 문장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한 단락 읽으며 내가 겪고 있는 상황과 비교해 본다. 때로는 크게 웃기도 하고, 때로는 같이 심각해지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공감하는 이유는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만한 소중한 정보와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을 쓰면서 내가 느끼는 즐거움, 성취감, 만족, 기대, 고민과 괴로움 등 온갖 감정들이 고스란히 내게도 전해진다. 글쓰기 유전 형질을 공유한 같은 종족의 연대 의식을 갖게 해 준다.

 

우리 모두는 글쓰기를 통해 성장을 하려고 한다.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려고 하고,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려고 하고, 즐거움과 만족을 위해, 그리고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글을 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불특정 다수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려고 한다.


'글쓰기' 글들을 읽으면서 한번 더 크게 깨달은 것은 공감능력이다. 내가 몰입해서 읽는 이유도 결국은 공감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내가 쓰고 싶은 글만 끄적이고 있지만, 계속 쓰다 보면 쓰고 싶은 글과 읽히고 싶은 글 사이에서 고민하는 순간이 닥칠 것이다. 이 순간을 맞이한다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진입하것을 의미다. '글쓰기' 글들 중에 이러한 고민이 절절이 묻어나는 글도 있다. 세상의 고민들 중에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고민이다.  




찬바람이 불면서 지하철 입구 붕어빵 굽는 냄새가 고소하다. 내가 자주 들르는 포장마차 붕어빵 기계에는 12 마리가 동시에 굽히고 있다. 아주머니는 꼬챙이로 연신 홀을 뒤집으며 다 익은 붕어빵은 끄집어내고, 빈 홀에 밀가루 반죽을 붓고 팥을 집어넣는다.


붕어빵 기계를 볼 때마다 브런치 '작가의 서랍'이 생각난다. 나의 서랍에는 제목만 써놓았거나 몇 줄 적어 놓은 초안들이 뒤집기를 반복하며 조금씩 익어가고 있다. 다 굽힌 글들은 발행이 되고, 서랍에는 반죽 상태의 초안들이 다시 채워진다. 하루 만에 굽히는 글도 있고, 며칠이 걸려도 좀처럼 굽히지 않는 글도 있다.


포장마차 붕어빵만큼 빨리 굽히지는 더라도 붕어빵만큼 맛있는 글을 구울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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