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기쁨과 서운함 사이에서

오늘, 첫째와의 새벽이야기

by 끼리끼리


따뜻함과 서운함 사이, 엄마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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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아이와의 편의점 데이트

새벽 5시, 갑작스러운 코피에 놀라 깬 첫째.
티슈로 닦아주고 지혈을 하다 보니 우리 둘 다 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그 순간, 첫째가 어릴 적 ‘나가요병’으로 새벽마다 깨어나던 기억이 스쳤다.
그때 손을 꼭 잡고 향하던 편의점, 졸린 눈으로 나누던 웃음소리,
그리고 아이와 함께하는 새벽 공기의 설렘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래서 제안했다.
“우리, 새벽 편의점 데이트 할래?”

잠옷 차림에 슬리퍼만 신은 채, 선선한 초가을 바람을 맞으며 걸어갔다.
작은 장바구니에는 바나나 우유, 삼각김밥, 샌드위치, 소시지, 그리고 커피까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첫째의 얼굴은 호기심과 행복으로 반짝였다.
그 모습에 나도 잠시 아이로 돌아간 듯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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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뒤에 찾아온 서운함

하지만 하루가 늘 달콤한 순간들로만 채워지진 않는다.

방학 내내 아프기도 하고 놀기도 하느라 영어 학원을 3주나 빠졌던 첫째.
오늘만큼은 꼭 보강 수업에 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너무 싫어!”라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억지로 웃으며 “그럼 집 나가~”라고 장난 섞인 말투로 받아쳤지만,
정말로 현관문을 열고 나가버린 첫째.
그 순간, 서운함과 놀라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10분, 15분 뒤 놀이터에서 돌아온 아이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아직 겨우 아홉 살. 세상과 부딪히며 자기만의 생각을 키워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걸.
그럼에도 마음속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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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불안, 그리고 다짐

“아홉 살인데도 이렇게 말을 안 듣는데,
사춘기가 오면 나는 어떻게 버틸까?”

육아는 기쁨과 서운함, 사랑과 갈등이 끝없이 얽히는 여정 같다.
새벽의 편의점 데이트처럼 마음을 채워주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뜻밖의 서운함에 눈물이 고이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결국 ‘엄마와 아이의 추억’으로 남을 거라는 걸 알기에,
나는 오늘도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안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지치고 흔들려도, 아이는 여전히 나의 가장 큰 기쁨이다.
아마 이것이 ‘엄마라는 이름’이 가진 가장 큰 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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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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