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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emi Dec 16. 2021

내가 N잡러가 될 줄 몰랐다.

N잡러, 누구나 될 수 있다.

나의 본업은 통역사이다. 프리랜서 통역사이다 보니 매우 불규칙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남의 편처럼 고정 수익이 어느 정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부터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면서 나의 본업 또한 수입이 줄었다. 아이들이 집에 있다 보니 나의 경제활동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왜 남의 편은 코로나로 인해 전혀 타격을 받지 않는데 나만 이렇게 영향을 받아야 할까?’라고 생각했다. 일 하느라 힘든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도 컸지만 나도 외부 충격에 영향을 덜 받는 나만의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고 고민했다. 아직도 그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며 고민을 거듭한 결과 나는 지금 N잡러가 되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나처럼 N잡러가 될 수 있다!



1. 관심 있는 분야인 부동산 관련 자격증 도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는 것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모르면 바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먼저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다. 물론 남편이 워낙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보니 저절로 접하게 된 케이스다. 아이들이 어릴 때 일단 자격증이라도 먼저 따 보자!라고 생각해서 2년에 걸쳐 공부를 한 끝에 중개사 자격증을 땄다. 물론 중개사 자격증에 대해 말이 많지만 꼭 중개사 자격증이 아니어도 된다. 본인이 잘할 수 있고 관심 있는 분야의 자격증이면 좋다. 당장 사용할 일이 없을지라도 그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얻는 것들이 있다. 시야도 넓어지며 공부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존감이 높아진다. 나 또한 지금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진 않지만 덕분에 부동산 관련 법인을 하나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개사 자격증이 법인을 운영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 빛을 발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2. 나만의 경험으로 전자책 내기!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책 출판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책을 출판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전자책이다. 일반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을 내는 것이 조금은 수월하다. 전자책 시장을 둘러보면 실용서가 인기가 많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전자책을 찾는 이유가 따로 있기 때문이 아닐까? 수많은 자기 개발서 중에서도 워런 버핏, 이건희처럼 상위 1%인 사람들이 쓴 책이 인기가 많다. 그러나 사실 그러한 책들은 책을 덮으면 끝이다. 그래서 읽고 나서도 내 삶의 변화가 없다. 왜 그럴까? 나와는 너무 거리가 먼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금 더 현실적이고 일반적인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를 읽는 것이 좋다. 이 정도면 나도 따라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아이들과 해온 하브루타에 관한 이야기를 전자책으로 썼다. 나는 하브루타 전문가는 아니다. 다만 내가 여러 하브루타 수업을 들어 봤지만 실제로 자신의 아이들, 가족과 하브루타를 하면서 강의를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늘 하브루타가 멀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실제로 내가 배우면서 아이들에게 하브루타를 적용해온 이야기를 전자책으로 냈다. 물론 많은 책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잊힐 만하면 판매되고 있는 나의 첫 전자책이다. 당신도 할 수 있다. 내가 가진 어떠한 경험을 팔면 된다. 그 경험이 꼭 전문가다운 경험이 아니어도 된다. 오히려 그게 더 먹힌다. 왜냐하면 일반인들이 봤을 때 더 공감이 가고 따라 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초보가 왕초보에게 알려주는 이야기, 그거 하나면 된다. 나만이 가진 특별한 경험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3. 똥손도 작가가 될 수 있다, 이모티콘 작가 되기!


나는 컴맹이다. 그리고 미술 전공자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네이버 오지큐에서 13개의 스티커를 판매하고 있고 그 외 스티팝, 라인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이모티콘 작가이다. 카카오톡은 매번 도전 중이다. 이모티콘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나도 나의 소소한 취미와 수익이 연결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에서 도전하게 되었다. 유명한 이모티콘 작가만큼 억대 연봉을 벌고 있지는 않지만 매달 가족들과 외식 한번 할 정도의 수익이 꾸준히 나고 있다. 아직은 푼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캐릭터를 굿즈로 확장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제페토에서 아이템을 팔 수도 있다. 꾸준히 그리다 보면 팬들도 생기지 않을까? 그렇게 나만의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언젠가 일러스트 문의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그 상상의 끝은 그림책 작가이다. 지금도 그 꿈을 향해 한 발씩 내딛고 있다. 나와 같은 똥손도 아이디어만 있다면 이모티콘 작가가 될 수 있고 그렇게 새로운 길을 걷다가 또 이루고 싶은 꿈을 마주하기도 한다.


4. 잠자는 동안에도 돈을 벌기 위해 부동산 법인 회사 설립!


처음에는 멋모르고 법인 회사를 하나 설립했다. 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동산 투자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경매 수업을 들으면서 실제로 낙찰을 받기 위해 법원도 다녔다. 실제로 몇 개의 부동산을 취득하여 임대 수익을 받고 있다. 남들은 부동산 투자라고 하면 ‘투기꾼’을 떠올리는데 그것은 진정한 투자를 안 해본 사람들 이야기이다. 경매를 하나 낙찰받더라도 물건지에 가서 시세 조사부터 해야 하며 실제 경매 물건에 직접 들어가 거기 사는 사람들과 불편한 만남을 가져야 한다. 또한 낙찰 금액을 전략적으로 써서 내야 낙찰을 받는다. 낙찰 후에도 소송을 거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명도에 애를 먹기도 한다. 쉽게 되는 일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얼마 전에 어느 지역의 썩은 빌라를 저렴하게 산 후 ‘젊은이 갬성’으로 인테리어를 한 후에 전세를 냈다. 현재 그 빌라의 시세는 몇 천 올랐다. 그 썩은 빌라를 누가 봐도 ‘당장 살고 싶은 집’으로 만들기 위해 인테리어 공부도 해야 한다. 그리고 인테리어 업자와 수많은 미팅을 거쳐야 하고 부둥산에 전화도 돌려야 한다. 이것 또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이다. 그렇게 나는 내가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직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앞으로 더 다양한 투자를 해 볼 생각이다. 부동산에 관심이 없던 나도 이렇게 차근차근 도전하고 있다. 어차피 부동산을 전혀 모르고 우리나라에서 살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러니 조금씩 공부를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5. 내가 빨래방 사장이 될 줄이야…


얼마 전 글에도 있듯이 나는 빨래방 사장이다. 빨래방을 한 번도 이용해 보지 않은 내가 빨래방 사장이 될 줄은 몰랐다. 한창 무인 사업이 유행하던 시기에 빨래방이 우리 눈에 들어왔다. 사실 조금 더 시장 조사를 하고 임했어야 했다.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그 이유는 매출이 예상보다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빨래방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 일단 자영업자 마인드를 갖추게 되었다. 소비자였던 내가 자영업자가 되고 나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가게를 가더라도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된다. 이곳의 임대료는 얼마인지, 매출은 얼마 나오는지, 순수익은 얼마인지 등 말이다. 사실 이것 외에도 빨래방을 운영하게 되면서 얻은 가장 큰 메리트가 있지만 그것은 다음에 논하기로 한다. 나도 처음에는 사업을 한다고 하면 겁부터 났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물론 힘든 일도 많았지만) 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혹시나 나처럼 본업이 있거나 아이가 어린 분들은 무인 사업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면 한 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전에 시장 조사를 철저히 하고 실제로 운영하는 사장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하길 바란다.



이렇게 나는 N잡러가 되었다. 가끔 ‘우리나라 최고의 통역사가 되고 싶었던 나의 꿈은 어디로 갔지?’라며 속상할 때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위 1%의 전문가가 되려 하기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상위 25%만 되려고 노력해보자, 라는 마인드로 살고 있다. 어쩌면 그렇게 가지치기를 하다 보면 한 분야의 상위 1%보다 내가 더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본다.

중개사 공부를 시작으로 부동산 법인을 운영하게 되었고 빨래방 덕도 보고 있다. 이모티콘을 그리면서 그림책 작가를 꿈꾸기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경험으로 또 전자책을 내서 또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몇 년 후 나의 직업은 몇 개가 더 추가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N잡러는 특별한 사람들 만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해 보니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 N잡러이다. 하나의 관심 있는 분야에 발을 내딛으면 나뭇가지가 뻗어 나가듯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생기고 도전하게 된다. 그러면 어느새 당신도 N잡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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