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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PPY위피 Jan 07. 2024

사랑한다는 흔한 말 대신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문장

책과 영화의 명대사에서 힌트를 얻다

연인에게 편지 쓰기, 또 다른 말로는 사랑을 다른 언어로 표현하기. 추상적인 관념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게 문학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사랑한다'는 말 대신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말들은 감정을 다양하게 만든다. 


이동진 평론가가 '말이라는 것은 많이 쓰면 말에 먼지가 묻는다'라고 했던 것에 동의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어느샌가 사랑한다는 말이 낡게 된다. 언어가 낡는다고 해서 감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언어가 낡는다는 것은 한편으로 그 말이 굉장히 흔해졌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 대신 다른 표현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또 그게 재밌기도 하다.


사랑한다를 대신할 다른 많은 표현들은 편지를 쓸 때도 유용하게 쓰인다. 직접적으로 사랑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언어가 적힌 편지가 좋으니까. 이번 글에선 사랑한다는 말 대신 쓰인 책과 영화 속의 문장들을 한 번 소개해보고자 한다.




Call me by your name, and I'll call you by mine.

<콜미바이유어네임>에서 올리버가 엘리오에게 했던 말. 올리버에게 먼저 사랑을 느끼고 일방적인 욕망을 느끼던 것은 엘리오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올리버가 엘리오에게 처음 했던 말이었다. 책과 영화에서는 엘리오의 시점만 주로 나오다 보니 올리버의 감정을 명확히 알 수가 없다는 느낌을 계속해서 받았다. 콜바넴을 계속해서 보다 보니 처음 올리버가 엘리오에게 확실한 사랑을 말했을 때 저런 말을 했다. 서로가 서로의 안에 완전히 속하겠다는 의미. 




How can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8은 사랑 시의 정석 같은 느낌이 아닐까? 고등학생 때 톰 히들스턴이 소네트 18을 낭독하는 영상을 계속해서 봤던 기억이 난다. 좀 더 직접적이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느낌이 나는 표현이라 무척 좋아한다.


서구 문학이나 영화에서는 여름이 사랑과 연관된 계절로 표현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여름이 너무 끈적하고 더워서 그런 건지 주로 사랑과 관련된 계절은 봄으로 표현되는데..


+ 덧붙여서 영문 시를 찾아볼 때 좋은 사이트. 이곳에서 다양한 영문 시를 찾아볼 수 있다.

-> www.poetryfoundation.org





If it could be like this always.
Always summer, always alone, the fruit always ripe.
브라이즈헤드 리비지티드


<브라이즈헤드 리비지티드>라는 영화에서 세바스찬이 찰스에게 했던 말이다. 항상 모든 것이 같을 수는 없지만 같기를 바라는 마음. 영화에서 세바스찬이 찰스에게 직접적으로 사랑을 고백한 적은 없지만, 이 대사를 들으며 세바스찬이 찰스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항상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 때로는 그런 마음을 돌려서 말할 수도 있으니까. 이곳에서도 사랑은 여름과 관련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예전부터 사강이 그녀의 복잡한 연애관만큼 다양한 종류의 사랑을 썼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사강의 소설은 대개 활기찬 사랑보다는 염세적이거나 섬세한 종류의 사랑이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는 시몽이 폴에게 쓴 편지에 있던 문구였다. '오늘 6시에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편지를 읽으며 시몽은 마지막 말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에 꽂힌다. 그리고 되뇐다. 제목의 말줄임표는 폴의 편지를 되뇌는 시몽의 마음이다. 얼핏 보면 데이트를 신청하는 평범한 남성의 말처럼 보이지만, 그 평범한 말을 되뇌는 시몽을 통해 그 말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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