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 : 존버이야기 - 05화

단편, 이야기, 소설, 존버, 코인

by 바드 단테

▶ 예전에 적었던 짧은 이야기입니다.

마땅한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냥 주인공들이 하는 대사에서 가져왔습니다.


본편 8회. 에필로그 1회. 총 9회의 짧은(?)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인명, 지명, 단체 등은 실제와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비속어가 조금 섞여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이도 재미로 읽고 넘어가주시길.


▶ 오늘은 05화와 06화를 오전, 오후에 걸쳐서 업로드하겠습니다.




○ 단편 : 존버이야기 - 05화


이렇게 오래 상륙작전을 펼쳤지만, 해안가 채굴장을 점령하는 건 쉽지 않았다. 정면에서는 전투가 한창이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예정대로였으면 이미 상륙에 성공했어야 하는데.. 여전히 상륙작전중이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모두가 '존버'를 외치지만. 시체가 산이 되어간다. 그 안에서 '존버!'를 외치며 기관총에 맞는 누군가. 스팀비치에서 버디와 채굴을 하던 순간이 마치 먼 옛날 같다. 벌써 보름 가까이 겪고 있지만,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해안가에는 이미 시체가 산을 이루고 있다. 밤이 되면 일부는 치우지만, 어차피 아침이 되면 해안가에는 다시 시체의 산이 만들어진다. 죽어가는 사람도 많지만, 새롭게 상륙선을 타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루디는 문득, '눈앞에 있는 해안가에 시체가 쌓여가는 만큼 저쪽에도 시체가 쌓여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륙선을 향해서 포탄이 날아왔다. 아직 해안은 도착도 못했는데, 벌써 상륙선 두 척이 침몰했다. 상륙선 옆으로 포탄이 떨어졌다. 물보라가 일었고, 루디의 머리로 붉은색 바닷물이 튀었다.


[에이, 씨발. 어떤 새끼 살점 씹었어.]


옆에 있던 아저씨가 바닷물과 함께 입으로 튀어든 무언가를 뱉어내며 말했다. 다른 아저씨가 웃으면서 소리쳤다.


[헤헤~ 어차피 그것도 고기 아냐? 이 참에 남의 살 좀 먹어둬~]
[지랄 마쇼. 어떤 새끼 부랄인지도 모르는걸 내가 왜 먹어?]
[아, 먹어두라니까~ 정력에 좋을지 누가 알아?]
[정력은 지랄~ 써먹을 곳도 없소.]


루디는 생각했다. '저 아저씨들은 대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농담을 하는 거지?'라고. 버디는 생각했다. '대단한 아저씨들이다. 역시 베테랑들이랑 오길 잘했다.'라고. 상륙선이 해안에 도착했다. 뒤에서 오야가 소리쳤다.


[문이 열리면 달려~! 뭐 빠지게 달리라고! 안 그러면 죽어! 존나달려!! 존버!!!]


상륙선의 문이 열렸다. 해안가를 향해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버디와 함께 정신없이 달렸다. 그리고 또 달렸다. 포탄이 떨어지면 머리를 싸잡아 쥐고 몸을 숙였다. 그리고 다시 달렸다. 해안가에 쌓인 시체는 쓸모가 많았다. 상륙작전 중에는 방패로 삼아 숨기도 하고.. 밤에는 그들의 몸을 뒤져서 음식과 물건을 가져가기도 했다.


버디와 함께 적의 참호 옆까지 달려가는 데 성공했다. 버디가 수류탄의 핀을 뽑아 참호 안으로 던졌다. 폭발음이 귀를 울렸다. 비명소리도 들은 것 같다. 누군가 죽었겠지. 하지만 내가 죽는 것보다는 낫다. 어차피 서로 죽고 죽이는 게 세상이다. 잠깐 기관총이 멈췄다. 총열이라도 교체하나 보다. 이때가 기회라고 사람들은 돌격을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먼저 채굴장에 자신의 깃발을 꽂은 사람이 우선권을 가진다. 하지만 루디와 버디는 잠깐 쉬기로 했다. 아직은 너무 힘들었다.


두 사람은 참호 안으로 들어갔다. 적들은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갈가리 찢겼겠지. 그걸 생각할 틈은 없다. 루디는 탄창을 갈아야 했다. 탄창을 갈고 난 뒤, 고개를 들어 해안가 언덕을 바라봤다. 불과 몇 십미터 앞이다. 그 위로 알부케르케가 세웠다는 파드라웅이 보였다. 총알세례를 받아 반쯤은 날아가버렸지만. 저 멀리로 프란시스코가 세웠다는 파드라웅도 보였다.(파드라웅-대항해시대 때 포르투갈 항해사들이 세운 석조기념비, 의미는 여러가지로 여겨지는데.. 대체로 발견을 기념하는 내용과 함께 '내가 여기 왔다감. 여기는 우리땅!'이라는 의미가 강함. 쉽게 말해서 '깃발꽂기')


[버디, 준비됐어?]
[응, 넌.]
[나도.]
[가자!]


다시 기관총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그들은 언덕을 점령했다.




"이 해안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이미 죽은 자와 곧 죽을 자이다."

미군 제1 보병사단 16 연대장, 조지 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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