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의 산양은 다리를 절게 되었지만, 토르는 충직한 부하를 얻게 되었다. 토르의 바람대로 티알피는 스키르니르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전사로 성장했다. 티알피는 항상 토르를 곁에서 모시며 충성을 다한다. 또한, 거인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토르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옛말에, '충직한 부하를 얻는 일은 나라를 얻는 일'에 비유하곤 했다.그렇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뛰어난 왕이나 영웅일수록 충직한 부하를 얻게 된 것을 진심을 기뻐했다.
마블 코믹스나 DC코믹스의 '히어로(Hero)'장르에 빠지지 않는 등장인물이 있다. 비로 히어로의 곁에서 그를 보좌하는 충직한 동반자, '사이드킥(Sidekick)'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배트맨'과 '로빈'일 것이다. 외로운 영웅과 활발한 사이드킥의 조화. 배트맨과 로빈처럼 토르와 티알피의 모습도 비슷할지도 모른다.
토르는 언제나 혼자서 활동하는 속된말로 '독고다이' 기질이 굉장히 강한 신이다. 그렇지만 토르는 자신을 보좌할 충직한 부하가 없다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 프레이와 스키르니르를 보면서 늘 부러웠고, 묠니르를 도난당했을 때는 그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이제 티알피를 얻음으로써 토르는 이런 아쉬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독고다이' = 비속어. 흔히 홀로 일을 결정하여 처리하는 이를 속되게 이르는 말, 일본어의 특공대-特攻隊:도꼬다이-에서 유래했다고 여겨짐. 좋은 표현은 아님.)
-마블 코믹스에 '티알피'라는 캐릭터가 있긴 하다.(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Thialfi_(character) )
티알피는 충직함과 능력을 고루 갖춘 인재다. 빠른 발과 영특함은 타고난 것이지만, 그런 재능을 알아보고 바르게 성장시켜 준 것은 토르다. 티알피는 토르를 만나 농부의 아들에서 훌륭한 전사로 성장한다. 그리고 토르의 곁에서 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때로는 조력자로, 때로는 동반자로 배트맨을 도와 수많은 악당을 상대한 로빈과 티알피는 닮은 점이 많다.
한편, 로스크바는 '토르의 우트가르드 여행'이외에는 등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녀에 대한 전설이나 기록이 남아있는 것이 없어서인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우트가르드(Utgarðr : 둘러싸인 곳의 바깥쪽)'는 크게 두 가지의 의미로 사용된다.
첫 번째 의미는 세상을 구분 짓는 이름으로 사용된다. '우트가르드(Utgarðr)'는 '둘러싸인 곳의 바깥쪽'을 뜻하는데, 미드가르드의 울타리 밖을 말한다. 대체로 '요툰헤임(Jotunheimr : 요트나르의 땅)'과 '니블헤임(Niflheim : 안개의 땅)', '무스펠스헤임(Muspellsheimr : 무스펠의 땅)'과 '바다'가 여기에 해당한다. ('둘러싼 세계, 우트가르드와 바다'참조)
두 번째 의미는 로키가 언급한 것처럼 "요툰헤임에서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한 거인들의 땅(또는 거인들의 왕국)"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그런 만큼 요툰헤임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토르의 요툰헤임 여행]과 관련된 전설 이외에는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PS02
'탕그뇨스트(Tanngnjostr : 이를 가는 자)'와 '탕그리스니르(Tanngrisnir : 이가 난 식용 어린 새끼)'는 토르의 마차를 끄는 두 마리의 마법 산양이다. 이 두 마리의 산양은'세흐림니르(Sæhrimnir : 의미불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식용으로 이용 가능하며, 죽어도 죽지 않는다. 다만 이 두 마리의 산양은 세흐림니르와 달리, 토르가 묠니르로 정화를 해주어야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대체로 오래된 종교적인 희생 의식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 토르의 산양
이 두 산양의 이름을 보면, 유독 '이(Tooth, 齒牙)'와 연관이 있다. 이를 갈거나, 이를 갈며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연관되는 경우도 많다. 이는 토르와 연관이 있다. 토르는 '천둥과 번개, 폭풍의 신'이다. 천둥과 번개, 폭풍이 치기 전에 하늘에서 낮게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리곤 한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이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두 마리의 산양이 내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이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천둥의 신이 가까이 왔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PS03
때로는 '스키르니르(Skirnir : 씻어서 깨끗이 하는 자, 또는 빛나는 자)'와 '티알피(þjalfi : 올가미가 되는 자, 둘러싸는 자 또는 정복자)'를 '요정(알프, Alf)'나 신에 버금가는 위치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스키르니르와 티알피가 애초에 신에 버금가는 위치(대체로 '반신-半神, demi-god-')였다고 여기는 경우다. 이들은 급이 낮더라도 신이거나 반신이었는데, 북유럽 신화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그 위치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요정'이 되었다가 다시 '인간'으로 그 위치가 떨어졌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스키르니르와 티알피는 원래 인간이었으나, 신에 버금가는 존재가 되었다고 여기는 경우다. 스키르니르와 티알피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인간의 영웅이었고, 이들이 후에 신에게 인정을 받아 신에 버금가는 존재로 '요정'이 되었다고 여긴다. 대체로 그리스-로마 신화의 영향을 받은 견해다.
세 번째 이유는 스키르니르와 티알피를 이름의 어원을 '요정'이라고 여기는 경우다. '티알피'라는 이름은 '보좌하는 요정(Serving-elf)'에서 온 것으로 원래는 '요정'이었는데, 후에 '인간'으로 바뀌었다고 보는 경우다. 그러나 이 경우는 문제가 좀 있다. 먼저 '티알피'의 어원은 확실하지 않다. 대체로 '올가미가 되는 자, 둘러싸는 자 또는 정복자'라는 의미로 사용된 경우가 많지만, 정확한 어원은 모르기 때문이다. 또, 티알피라는 이름의 어원을 요정에서 찾는 경우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가장 큰 문제는 '스키르니르'다. 스키르니르의 경우에도 그 어원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대체로 '씻어서 깨끗이 하는 자, 또는 빛나는 자'로 사용된 경우가 많다는 정도다. 즉, 확실한 어원을 모르기 때문에 이것저것 끼어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