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신화, 아스가르드, 미드가르드, 이그드라실
세계 어느 곳이건 외부와의 교류가 그리 많지 않았던 옛날 사람들로서는 자신과 자신들을 둘러싼 곳(눈에 보이는 곳?)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곤 했다.(마치 어린아이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것처럼..) 이런 세계관은 중세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그 당시 사람들에게 세상은 평평했고, 하늘의 해와 달은 대지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믿었다. 흔히 '천동설'이라고 부르는 세계관이다. 북유럽 신화 속의 세상도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그 너머를 둘러싼 무한한 안개에 둘러싸인 세계다.
세계는 커다란 원형의 대지가 그 주축을 이루고 있다. 원형의 커다란 판과 같은 모습으로. 이 원형의 대지를 커다란 바다가 둘러싸고 있으며, 그 주위를 다시 그 끝을 알 수 없는 안개가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거대한 세계수가 이 대지들을 연결하고 있으며, 이것을 바탕으로 아홉 개의 세계가 나누어진다. 이것은 다시 세 가지의 큰 세상으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신들과 인간이 거주하는 세계인 '지상'과 지상을 둘러싼 세계, 그리고 이런 세계와는 그 모습이 다른 또 하나의 세계가 그것이다.
#. 1. 신과 인간이 사는 세계
이 곳은 크게 신들이 살고 있는 '아스가르드'와 인간들이 살고 있는 '미드가르드'로 나뉜다. 앞에서 설명했듯이(전편이었죠.) 인간과 함께 살고 있던 신들은 반 신족과의 전쟁 이후, 미드가르드의 중앙에 거대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되었다. 무지개다리 비프로스트만이 '아스가르드'와 '미드가르드'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통로가 되었다.
아스가르드에는 신들의 신전과 거주지, 전사들의 전당이자 오딘의 전당이기도한 '발할라'와 '이그드라실(Yggðrasill:또는 유그드라실)'이 있다. 이그드라실은 아스가르드의 중앙에는 하늘을 찌를듯이 거대한 물푸레나무로 흔히 "세계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신화 속에 세계수가 등장하는 신화는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많다. 인도, 유럽, 시베리아는 물론 북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등장한다. 우리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신단수(神檀樹)'도 마찬가지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이그드라실에는'에이크시르니르(Eikþyrnir:떡갈나무 가시)'라는 수사슴이 살고 있다. 에이크시르니르는 오딘의 전당인 발할라의 지붕 근처에 살고있는데 이그드라실의 줄기 표피나 가지, 잎사귀 등을 먹고 살았다.(어떤 사람을 에이크시르니르를 이미르를 먹여 살린 아우드후물라와 비슷한 존재로 여기기도 합니다.)
이그드라실의 뿌리가 있는 계곡에는 '우르드(Urðr:운명)의 샘'이라고 불리는 샘이 있으며, 이곳에 운명의 세 여신인 '노른(Norm)'과 '스반(Svanr:백조)'이라고 불리는 백조가 함께 산다. 노른은 이그드라실이 마르거나 썪지 않도록 매일 아침 샘물을 퍼서 이그드라실의 줄기와 가지에 발라주고, 진흙을 덧입혀주기도 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이그드라실에서는 꿀같은 이슬이 물방울처럼 떨어져서 우르드의 샘물과 섞였는데, 이 물은 아주 맑고 깨끗하며 신성하고 순수해서 무엇이든지 담그기만하면 하얗게 변해버린다고 한다. 이그드라실의
뿌리는 너무나도 거대해서 아스가르드를 벗어나 요툰헤임과 니블헤임에까지 이르렀다.
요툰헤임으로 뻗어간 뿌리에는 '미미르(Mimir:물을 가지고 오는 거인)의 샘'이라는 샘이 있고, '미미르'라는 거인이 샘물을 관리한다. (그는 '무한의 지식을 가진 자'로 불리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뒤에 더 자세히 이야기 하겠습니다.) 또 다른 뿌리는 니블헤임으로 뻗어갔는데, 이곳에도 '흐베르겔미르(Hvergelmir:끓어오르는 냄비)'라고 불리는 샘이 있다. 흐베르겔미르의 물은 앞서 이야기했던 에이크시르니르의 뿔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모인 것이라고 한다. 이 샘에서 흘러나온 물이 온 세상의 강물이 되었다 전해진다. 미미르의 샘을 지키는 것이 미미르라고 하면 흐베르겔미르는 무수한 뱀들이 살고 있다. 이 뱀들은 이그드라실의 뿌리를 파헤치고 뿌리를 갉아먹는다. 이들의 대장은 검고 빛나는 날개를 가진 비룡 '니드호그(Niðhoggr: 조소하는 학살자)'였는데, 죽은 자의 나라에 사는 자답게 죽은 자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며 살아간다.
수많은 뱀들 중에서 오직 일곱 마리 만이 그 이름이 전하는데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그라브비트니르(Grafvitnir:묘지의 늑대)'와 그의 두 아이 '고인(Goinn:짖는 것)'과 '모인(Moinn:황야)', '스바브니르(Svafnir:잠자는 것)', '오브니르(Ofnir:가마, 용광로)', '그라바크(Grabakr:회색의 등)', '그라브볼루드(Grafvolluðr:묘지의 지팡이 나팔)'. 모두가 지옥과 연관이 있는 이름으로 흔히들 말하는 지옥의 모습과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이그드라실의 뿌리는 세 개다 아홉 개다 의견이 분분하곤 하는데, '3'과 '9'는 신성한 숫자였기 때문이다. '3'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신성한 수'. '9'는 '꽉찬 수'를 뜻하는 것으로 풍족한 만족함을 상징하기도 했다. 북유럽신화에 등장하는 아홉 개의 나라는 여기에서 기인한다는 의견도 있다.
뿌리의 정반대, 세계수의 머리 쪽으로 올라가보면.. '비도후니르(Viðohunir:나무 뱀)'라는 이름을 가진 빤짝이는 수탉이 사는데, 세계수의 가지를 환한 빛으로 밝혀주는 역할을 하고있다. 그리고 나뭇가지에는 '흐레스벨그(Hresvelgr:죽은자를 마셔버리는 자.)'라고 불리는 거인족의 자손인 독수리가 살고 있는데,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바람을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이름에서 느낄수 있듯이 흐레스벨그도 니드호그처럼 죽은 자를 먹으며 살았다. 그래서인지 종종 니드호그와 싸움을 벌이곤 했다. 이 독수리는 높은 이그드라실의 가지에서 세상을 내려다 보는 취미를 가졌기 때문에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또, 독수리의 눈썹 사이에는 '베드르폴니르(Veðrfolnir: 바람을 잠재우는 자)'라는 하얀 매가 있는데, 비바람을 맞아 온 몸이 하얗게 되어 버렸다고 한다. 베드르폴니르는 흐레스벨그가 너무 많은 바람을 일으키거나 흥분하여 난폭해 지는 것을 막는 일을 했다.
이그드라실의 줄기에는 '라타토스크(Ratatoskr:돌아다니는 뻐드렁니)'라는 다람쥐가 사는데, 이그드라실의 줄기를 매일매일 바쁘게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그가 하는 일이었다. 가끔씩 심심하면, 세계수의 꼭대기와 뿌리를 오가며 니드호그와 흐레스벨그의 사이를 이간질시켜 싸움을 붙이고는 구경을 하며 즐거워하는 낙으로 사는 다람쥐였다. 또, 이그드라실의 줄기에는 라타토스크 말고도 네 마리의 수사슴이 뛰어다니고 있는데 이들은 이그드라실의 가지에서 돋아나는 새싹을 뜯어먹으며 살아간다. 이 네 마리의 수사슴은 '다인(Dainn:죽은 자)', '드발린:(Dvalinn:늦어지게 하는 것)', '두네이르(Duneyrr:귀에 울리는 것)', '두라스로르(Duraþror:도려낸 나무의 문)'로 정확히 무엇을 하며 어떤 존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리고 미드가르드에는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인간들이 살고 있다. 아스크와 엠브라로 부터 이어지는 인간들은 이곳에서 지지고 볶는 인간사를 만들어가고 있었고, 신들-특히 오딘-의 관심을 끄는 행위도 간간히 벌이며 살아가고 있다. 미드가르드에 사는 자는 신들이 사는 곳으로는 절대로 갈수가 없었지만 뛰어난 용사가 되어 죽으면 오딘의 부름을 받아 신계로 넘어가 발할라에서 살아갈 수 있다. 바이킹이나 북유럽신화의 영향을 받은 영화 속에서 전사들이 죽어갈 때, 오딘이나 발할라를 부르짖는 이유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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