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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지갑

by 류하

’ 좋은 지갑을 들고 다니면 돈이 더 들어올 거야!‘

웃기는 소리였다..

통장의 잔고만 줄어들 뿐이었다.

돈을 낼 때 제일 먼저 보이는 지갑이 나를 명품인 사람으로 소개해줄 것 같았다. 축의금 낼 돈도 없으면서 말이다.

이제는 부끄럽다. 나의 약점을 들키기라도 할까 봐 불안 불안하다.

.

이 지갑을 볼 때면 매일 나에게 채찍질한다.

‘사람이 명품이 되어야지. 이 물건에 어울리는 사람이 돼야지.’

물건 따위에 나를 소모품 취급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괜찮다. 앞으로 나아가게만 해준다면 말이다.

나아가보자. 내가 만족하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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