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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섹,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다

by 일상으로의초대

라섹 검사를 하러 병원에 다녀왔다. 반차까지 냈다.


일전에 폭풍 인터넷 검색 결과, 보수적으로 검사해 준다는 강남의 두 곳 병원을 알아내어 전화로 예약을 했었다. 한 군데는 12월 내에 일단 검사는 가능하다고 했고, 한 군데는 내년 3월에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미리 12월 예약을 잡아둔 곳을 다녀왔다.


안과검사가 보수적으로 검사해 준다는 것은, 아주 많은 검사와 수치로 눈을 검사해서 하나라도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올해 나는 라섹을 하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사로잡혔고, (안경에 대한 불편함 때문이기도 하고 렌즈도 끼기 싫어서) 고민해도 검사해서 수술이 안 된다면 어차피 안 되는 것 아니겠냐는 지인의 말에 힘을 얻어서 병원을 예약했다.



그래서 반차까지 병원에 다녀온 것이다. 오랜만에 반차라 그런지 병원 검사도 검사지만 자유롭다는 설렘도 가득. 가보고 싶었던 '소금집델리'에 가서 잠봉뵈르 샌드위치랑 수프도 먹고, 매도 든든하게 해서 혜화에 있는 미니소 해리포터 팝업까지 쓱 구경해 보고 강남역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검사를 다 마치지도 못하고 30분 만에 이 병원에서 수술은 어렵다는 판정을 받고 나의 검사는 끝이 났다.


그 병원에서 맨 처음에 하는 몇 가지 검사를 통해 수치를 살펴보니 아예 라섹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눈의 전면과 후면이 얼마나 균형 잡혔는지 - 그래야 앞면을 깎는 수술을 해도 비대칭이 심해지 않을 것이고, 각막 늘어짐 등의 혹시 모를 부작용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므로 - 를 알아보는 검사에서 눈의 불균형이 너무 심해 부작용이 우려되니 아예 수술이 어렵다는 판정을 듣고 만 것이다.




반차를 내고 굳은 결심을 하고 간 것도 소용없이...

검사는 아주 서운할 정도로 빨리 끝났다.


허탈해진 마음을 부여잡고 집에 오는 길에 다이어트 중이긴 하지만 열받아서 마라샹궈 먹었다. 그리고 마라샹궈 먹었더니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서 죽은 듯이 자서 저녁 11시에 일어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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