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찾으러 갔다가 119 타고 병원행… 발목 골절 후기
지난주 수요일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전 집으로 잘못 배달된 택배를 찾으러 갔다가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발목 골절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에는 걸을 수 없었고 통증이 심상치 않다는 것만 느껴졌을 뿐,
당연히 골절인지 뭔지도 몰랐다.
일단 걸을 수 없었기에 핸드폰으로 119 신고를 했고
구급차에 실려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다.
엑스레이를 찍고 나니 진단명은 발목골절.
발목을 둘러싼 세 개의 뼈가 부러졌고 탈구도 되었다.
그리고 바로 입원하고 수술해야 한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리고 그나마 운이 좋게도 바로 다음날 수술을 하고
현재 7일째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일단 워낙 급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현실감이 없고
몸도 추슬러지지 않아 내내 미루다가
조금 이제야 정신이 들어 그동안의 일을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수술날은 전일 12시부터 금식을 한 후 오전 10시 30분에 이뤄졌다.
척추를 통한 하반신마취를 진행한다.
(나는 수면마취는 진행하지 않았다.)
수술 전일날 어디 어디가 골절이 되었으니, 어디 어디에 심을 박아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담당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지만 의학용어가 너무 복잡해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입원 확인서를 찾아보니 좌측 족관절부 삼과골 골절, 혈관전증, 원위경비골간 인대 파열이라고 나온다.)
하여튼 철심을 한 세 개 정도 박는다고 이해했다.
수술은 드릴질 소리도, 수술실 내 풍경도 모두 익숙지 않고 스산했지만
수술이 세 시간에 걸쳐 진행되다 보니 마지막에는 다친 다리의 허벅지 근육이 너무 당겼던 점,
스리고 하반신 마취 후 8시간 동안 고개를 들 수 없기에 (베개도 벨 수 없다)
다리는 다리대로, 목뒤는 목뒤대로 아파 괴로웠던 게 제일 컸다.
오히려 발목 부분의 이물감이나 시큰거림은 상대적으로 덜 괴롭게 느껴질 정도...
그리고 내게 개인적으로 괴로웠던 점은
하반신 마취 후 8시간 고개를 들지 말라는 규칙을 철저히 지켰음에도
그 후로 4일간 지속된 두통이었다.
수술 다음날 드레싱을 하러 5층 입원실에서 1층으로 내려가야 했는데,
그때 두통을 처음 느꼈다.
이 두통은 어지럼증이나 구토 증상까지도 나타나는데
신기한 점은 누우면 바로 나아진다.
누우면 나아지긴 하지만, 눕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4일 간 누워만 있으려니 사람이 계속 쳐지더라.
간호사님들이 수액을 놔주신 덕분에 조금 나아졌고,
목 마사지기계로 목 뒤쪽을 풀어주니
5일 차인 오늘은 두통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
이제는 빨리 퇴원해서 가족이 있는 집으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ㅠㅠ
이번 사고는 앞으로 조심해서 살라는 하늘의 계시로 받아들이고
이만하길 다행이라며 스스로를 달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