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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으로의초대 Jun 14. 2023

소아과 전쟁




처음에 똑닥이라는 어플을 봤을 때 참 신기했다. 이제 병원도 예약을 하고 갈 수 있는 시대구나. 병원에 가서 무한정 대기하던 일이 너무나 익숙했던 나에게는 신세계였다. 특히나 소아과는 참을성을 아직 기르지 못 한 어린아이들이 모이는 곳이니, 소아과에서 똑닥 어플을 통해 미리 진료 예약을 해서 대기순서를 받고 그 대기순서에 맞게 소아과에 방문한다는 일은 너무나도 합리적인 일로 느껴졌다.



하지만 코로나 종식 선언 이후, 모두가 마스크를 벗으면서 감기가, 특히 어린아이들의 감기가 돌기 시작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모두 다니기에 한 아이가 아프면 또 다른 아이가 아프고, 그 아이가 낫기 시작하면 또 다른 아이가 아파서, 또 감기를 옮아 오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나도 워킹맘이라 아이가 수족구나 구내염처럼 전염병에 걸리지 않은 이상 유치원을 보낼 수밖에 없다. 재택이나 휴가를 써서 하루 데리고 있다고 해도 며칠씩 데리고 있을 수도 없다. 또 며칠씩 데리고 있다고 해도 어차피 감기바이러스는 유치원에서 상주하니까. 또 감기에 걸려올 것이다.



그래서 요즘 소아과 예약이 전쟁이다. 내가 가는 소아과도 인기 있는 선생님은 똑닥 접수가 1분 만에 마감되어 버린다. 그래서 이건 가히 전쟁에 비견할 수 있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편리했던 똑닥 앱이 독이 된 것 아닐까? 그런데 또 한 번 생각해 보면 그럼 소아과 오픈런이 발생했을 것이다. 9시에 문 여는 소아과 앞에는 길게 줄이 서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차라리 앱을 향해 오픈런을 하는 게 낫다 싶긴 하구나.



하여튼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한 두 번 정도 예약 전쟁에서 참패하고 난 뒤 이제는 예약 성공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래서 어제도 약을 타왔고. 다행이긴 한데. 사실 안 아픈 게 최고지. 애들아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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