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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동 Nov 07. 2022

수능을 포기하고 워홀을 선택한 이유

여행은 나의 삶이다.



나의 학창 시절 남들과 똑같이 학원을 다니고 수능 준비를 하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다. 공부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모의고사 시험을 치르면 4,5등급 나오는 공부에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나는 흥미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 나는 교보문고에서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한 책이 앞으로의 나를 바꿔 놓았다.

바로 ‘수능 대신 세계 일주’라는 책이었다.



2017년 여름 나는 이 책을 읽었고 그 해 겨울 수능날에 일을 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도 수능을 준비하던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공부를 그만두고 일을 해서 호주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를 떠났다. 그는 호주에서 6개월 동안 궂은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전 세계를 702일간 여행을 했다.


호주에 있는 지구의 배꼽이라고 불리는 울룰루부터 미국 타임스퀘어에서 보낸 새해와 페루에 있는 7대 불가사의 마추픽추까지 다양한 여행지를 소개해 준다. 읽으면서 사진으로만 보던 장소에 여행하는 ‘나’를 상상하게 되고 몰입하게 된다. 책을 다 읽고 얼마 안 있어 나는 호주 워홀을 가야겠다고 결정했다.



내가 처음에 부모님께 수능을 그만두고 워홀을 간다고 이야기했을 때 극구 반대하셨다. 부모님은 “그래도 몇 년간 준비해오던 수능인데 보는 게 어떠냐? 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대학을 들어갈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수능을 준비하는 내 시간과 노력이 아까웠고 공부할 시간에 얼른 돈을 벌어서 나갈 생각밖에 없었다.


부모님께는 나는 여행하는 것이 ‘’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득하였다. 여행하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진짜 ‘’의 정체성을 알아간다고 생각했다. 나는 대학도 남들이 다 가니깐 그 길을 따라갔고 진정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원해서 한 것이 있었는지 의문이었다. 이번만큼은 스스로 원해서 결정한 선택에 대한 변함이 없다는 의지를 보여드렸다. 자식의 고집을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다고 나의 말에 얼마 못 가 수긍하셨고 가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단, 부모님은 나에게 일체의 돈도 지원해 주지 않을 거라 했고 준비하는 과정은 모두 나 스스로 벌고 준비했다.



그렇게 나는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 다녔던 학원들을 그만두고 바로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돈을 저축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수업을 듣지 않고 영어 공부와 호주 워홀에 대해서 알아보고 검색하였다. 같은 반 학급 친구들은 시험공부를 하는 반면 나는 그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때로는 친구들에게 놀림도 당했다.

“어이 외노자(외국인노동자의 줄임말) 너 공부 안 하고 세계여행 간다며~” 비웃음을 받아 가면서도 나는 꿋꿋하게 낮에는 학교에서 워홀에 관한 준비를 하고 하교 후에는 바로 일을 했다.



호주는 워홀을 가기에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쉬운 편이다. 어떤 나라는 선발하는 인원이 적어서 경쟁이 심한 곳이 있고 비자를 신청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까다로운 곳도 있다. 호주는 매년 인원과 기간에 상관없이 비자를 신청하면 발급받는다. 심지어 영어를 아예 할 줄 몰라도 발급이 가능하고 범죄기록이 있어도 가능하다. 호주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만 18세~30세라면 자격이 되고 여권과 출생증명서가 필요하다. 그리고 호주로 가서 생활할 수 있는 자금을 증명할 은행 계좌 사본도 제출해야 한다. 보통 한화로 450만 원 정도 있으면 충분히 발급을 받을 수 있다.



나는 편의점, 식당, 보안경비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고 틈틈이 영어 공부도 빼먹지 않았다. 하지만 수능도 4,5등급 받던 내가 갑자기 미친 듯이 공부해서 영어를 잘하게 되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처음 호주에 갔을 때는 영어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이 공존했지만 영어는 자신감이라고 했다.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해도 아는 단어들을 자신감 있게 계속해서 뱉었고 매우 효과적이었다. 어딜 가든 나는 영어로 대화를 시도했다. 이미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지만 지나가는 사람에게 “ 실례합니다. 맥도날드가 어디에 있는지 아나요?( Excuse me. Do you know where is McDonald? ) ” 물어보곤 했다. 그리고 새로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먼저 이름과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았다. 내가 다가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절하게 대답해 주고 대화도 이어갔다. 웃는 얼굴에 침을 못 뱉는다고 영어로 말하기가 무서웠지만 자신감 있게 웃으면서 다가갔다.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영어로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고 외국인 친구들도 많이 생겨서 여전히 연락하고 지낸다.


호주에서 만난 독일인 친구 제니나와 아티이다. 그녀들은 호주 워홀을 마치고도 꾸준히 안부를 주고 받았고 두 번째 워홀 덴마크로 떠났을 때 네덜란드에서 만났다.




당신이 혹시 워홀을 고민 중이라면 나는 지금 당장 계획을 세우고 떠나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처음 워홀을 갔을 때 만났던 한국인 사람들은 대부분의 나이가 27세에서 30세 사이었다. 워홀을 가고 싶었는데 미루다가 이 시기를 놓치기 전에 꼭 한 번은 가고 싶어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왔다고 한다. 나에게 워홀을 다녀오면서 경험했던 모든 순간들과 기억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소중하다. 이러한 경험들은 나를 더욱더 성장시키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했다. 나는 지금 호주, 덴마크를 다녀왔고 다음으로 세 번째 워홀을 준비하고 있다.

왜 워홀을 계속 가려고 하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일들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 한 번뿐인 인생 진심으로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해보았는가? ’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오직 한 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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