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철산역에 지금은 사라진 '프리머스'라는 영화관이 있었는데, 특히 토요일 조조영화 시간에 사람이 없어서 자주 그 시간에 혼자 가서 영화를 봤다. 그땐 5천 원으로 봤었는데 정말 많이 올랐구나 싶었다.
영화관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보기로 정했는데 순전히 다음 목적지를 위한 장소 선택이었다.
볼 영화는 요즘 핫한 범죄도시 2! 원래 당일이 '브로커' 개봉일이라 브로커를 볼까 했지만 브로커는 다음날 친구랑 보기로했다. 이틀 연속 흥행 영화라니 행복하다... b
생각보다 엄청 붐볐던 버스. 다들 피곤해 보였다
6시 30분쯤에 천천히 일어나 공복 상태로 버스를 탔다.
한적할 거라 생각했던 버스는 백수의 착각을 깨고 매우 붐볐다. 다들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출근길에 빨래처럼 매달려 가고 있었다. 내심 부럽기도 하고 출근해야 할 일터가 없다는 편안함이 약간의 불안이 되어 느껴지기도 했다.
도착한 타임스퀘어는 10시 반에 상점들이 오픈하기에 아직 텅텅 비어있었다.
나는 팝콘을 즐기지 않아서 미리 사온 제로 펩시와 아몬드 한 봉지를 먹으며 광고를 보았다.
텅 빈 타임스퀘어
영화관에 10명 내외의 사람이 있었다. 좋아하는 제로펩시 냠냠.
<스포 없는 간단한 범죄도시 2 관람후기>
범죄도시 1을 재밌게 봤으면 2도 무난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2가 훨씬 괜찮다는 평도 있었으나 개인적으로는 비슷비슷했다. 너무 기대하고 보면 안 될 것 같다. 애초에 스토리에 집중된 영화는 아니니.
영화가 끝나고 평화롭고 한가한 타임스퀘어 모습
영화가 끝나고 나와 본 아침 풍경은 출근시간이 지나서인지 평화롭고 여유로웠다.
다음 목적지인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에 있는 '카페 레이어드'로 향했다.
스콘 맛집이라서 검색을 많이 해봤는데 눈에 띄는 케이크도 있어서 함께 점심으로 먹었다.
차가운 얼그레이 티와 팍팍하고 맛있는 스콘, 진한 초콜릿 케이크까지... 훌륭한 당 보충을 했다.
점심으로 더현대 '레이어드'에서 스콘과 케이크, 얼그레이 티 아이스
오랜만에 혼자 영화를 보니까 집중도 잘되고 힐링한 느낌이었다. 물론 영화 내용은 쓱싹쓱싹 도끼질과 칼질이 난무했지만 난 스릴러나 공포, 액션 영화를 좋아해서 너무 좋았다. 평화로운 아침과 대비되는 스크린을 빠져나오니 마치 영화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것 또한 좋았다.
내일은 친구랑 칸 영화 수상작 '브로커'를 보러 간다. 영화란 언제나 나에게 영감을 준다.
한 때 아주 잠깐이나마 예술가를 동경해서 영화감독을 꿈꿨던 적도 있었는데, 영화를 볼 때마다 그 창작욕구가 몽글몽글 피어난다. 근데 난 그게 무서워서 일단 어떻게든 모래 덮듯이 잘 덮어놓고 있다.
그 이유는 무턱대고 창작자의 길로 들어서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관심 있었던 음악과 영화, 글쓰기를 전업으로 삼지 않은 이유도 이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