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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한인생갱생 Jun 30. 2022

[짧은 글] 그 애의 생일엔 꼭 비가 내렸어

장마


6월 30일. 유월의 마지막 날이다.

새벽 내내 비가 쏟아지더니 오전 중에는 폭우가 내리고 하늘이 요동을 친다.


적어도 근 25년간 6월 30일에는 비가 안 온 적이 없다.


1998년 6월 30일. 내가 태어난 날에도 비가 그렇게 내렸다고 한다.

할머니 말로는 그때 다니던 교회 목사님의 아버지가 실종되셨는데, 결국 실족사로 주검이 되어 돌아오셔서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거운 날에 하늘이 뚫어지게 내리는 이 비를 원망하냐고 물었지만,

나는 그 물더미가 쏟아지는 날씨를 좋아한다.


마음이 이상하리만큼 편안해진다.


온갖 불행을 한방에 맞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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