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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한인생갱생 Nov 04. 2022

[짧은 글] 나를 죽이지 않으려고 남을 돕는다

나름 이기적일 필요가 있지



어느 날, 거의 매일 의욕이 없고 인생이 재미없다고 밥먹듯이 말하는 친구가 물었다.

너는 왜 열심히 살아? 너는 왜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어떻게 하면 삶을 살 때 필사적인 이유를 만들 수 있어?


필사적이어야 하는 이유?
.

.

.




나는 이기적인 머리와는 다르게 천성적으로 타인에게 나눠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게 물질이든 도움이 든 간에 주변인, 모르는 사람 가릴 것 없이 돕거나 나누는 걸 즐긴다.

묘하게 내가 위에서 너른 마음을 베푼다는 쾌감을 얻기도 하고, 나눔으로써 내 환경이 풍족하다는 걸 은근히 비추려는 의도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
성격이 모나서 속으로만 잠깐 생각하기 때문.
'이 정도까지 못된 생각이 들다니...' 하며 상기할 때도 여러 번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볼까. 역으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나누지 못하는 상태'를 떠올려보자. 말 그대로 내 마음에 여유가 없고, 나조차도 돌보지 못하는. 즉, 기본적인 내 주춧돌이 다 무너져있는 상태이다.

결국 나는 나를 위해서라도 필사적이어야 한다.
나에게 매력과 행복과 보람을 부여하는 건 오로지 '나'다.


내가 나눔으로써 기쁨과 보람을 얻기 때문에 삶을 진취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거다. 아무 노력도 안 해서 나를 돌보지 않고 아무것도 주지 않는 건, 나를 죽이는 것과 같다.

필사적으로 사는(공부해야 하는) 이유? 천천히 나를 죽이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누구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삶을 향유하기 위해서.



연두부와 붕어빵. 요즘 가장 즐겨먹는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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