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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한인생갱생 Mar 02. 2023

[일상] 나의 카페메뉴 일대기

카페에 진심인 사람



카페를 자주 간다. 커피를 좋아하기도 하고 하루 한 잔 안 먹으면 안 될 지경이기도 한 카페인 중독자.

더군다나 각 카페의 특정 음료도 좋아한다.


원래는 라떼파였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유당불내증 때문에 내 몸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최소한 배가 아프거나 가스가 차면 안 된다. 속이 더부룩해서도 안된다. 우유는 철저히 피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서관을 가지 않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 있을 때는 우유가 들어간 음료를 마음껏 먹는다.

더부룩하면 편하게 퍼져있으면 되고, 배 아파봤자 화장실행이니까.


그래서 취향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자주 마시는 카페와 음료는 다음과 같다.


빽다방-아샷추, 아이스 바닐라라떼 두유 변경

컴포즈커피-아이스 라떼

스타벅스-자몽허니블랙티 아이스, 바닐라 크림 콜드브루, 아이스 캐모마일 릴렉서

호부니-헤이즐넛 아메리카노

빈브라더스-플랫화이트 HOT

스너그로스터리-플랫화이트 HOT

맥도날드-드립커피 HOT, 라떼(아이스or핫), 카푸치노 HOT

공차-자몽그린티에이드 알로에추가, 조선향미 달콤 구수 스무디 펄추가(단종ㅠㅠ)

연서도서관 카페 마루-크림마루,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스 라떼

투썸-딸기주스

디저트39-딸기라떼





1.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는 빽다방의 아샷추이다.


여러분은 '아샷추'를 아는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닌 '아이스티'에  '샷추가'이다.

한창 몇몇 사람들에게 유행을 탔지만 호불호가 갈린다는 죄목으로 매니아들만 즐기는 음료가 되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빽다방의 아샷추는 호불호가 엄청 갈리진 않는다. 처음에만?? 할 뿐 몇 모금 더 먹다 보면 나름 괜찮다. 맛없는 건 절대 안 먹는 내 동생도 잘 먹는 편이다.

맛에 대해서 동생과 같은 의견을 내었는데, 어렸을 때 자주 갔던 찜질방(개봉황금사우나-코로나 때문에 폐업)에서 판 "아이스티"와 맛이 거의 동일하다.

여기 아이스티가 다른 곳과 달리 정말 맛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맛의 비밀의 샷이었나...?


일반 카페에서도 메뉴에 아이스티가 있을 때 '아이스티에 샷추가해 주세요'라고 하면 거의 다 해준다.

하지만 나는 여러 군데에서 먹어 본 결과 빽다방의 아샷추는 따라올 수 없다는 결론을 내었다. 맛도 최상,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다. 만약 아샷추를 도전해보고 싶다면 꼭 빽다방에서 드시길 바란다. (심지어 빽다방엔 아샷추 메뉴가 따로 있다.)


아샷추 먹는 방법: 얼음의 면적이 골고루 음료에 닿도록 빨대로 잘 섞어준다.(최대한 시원하게 만들라는 뜻이다)

몇 모금 맛을 음미하고 나서, 이제는 목으로 천천히 넘기는 게 아니라, 뇌로 당과 카페인이 발사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빨대로) 쭉쭉쭉 마신다.


빽다방의 아이스 바닐라 라떼는 시럽이 아닌 파우더를 이용해서 고소함을 넘어 달달 느끼하다.->진하고 느끼한 음료 좋아하면 딱이다.

이 음료는 우유로 먹으면 그날 하루종일 화장실 갈 각오를 해야 돼서 500원 추가하고 두유로 바꿔 먹는다.

두유로 먹는 게 좀 더 깔끔하고 속에도 좋다.


빽다방 바닐라라떼










2.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많이 찾는 곳은 컴포즈와 맥도날드이다.


산미 강한 아메리카노를 싫어한다. 넘길때 목에 기분 나쁜 산미가 없고 부드러워야 한다.

컴포즈는 아이스 라떼가 맛있고(라떼와 아메의 원두 종류가 다르다), 의외로 맥도날드는 커피맛집이다.


맥도날드의 드립커피 HOT은 아메리카노보다 저렴하고 맛있다. 아침에 비몽사몽 할 때 뜨끈하게 넘겨주면 딱이다.

맥도날드는 라떼도 고소하고 가볍다.(아이스 핫 둘 다 추천) 우유를 적게 먹으려면 거품이 풍성하고 따뜻한 카푸치노를 먹는다.

맥도날드는 의외의 커피맛집. 따뜻한 드립커피 굿.








3. 스타벅스는 타의로 자주 간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고받는 모바일 쿠폰은 역시 '스타벅스'일 테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타의로 자주가게 되는 것 같다.

은근 시즌메뉴가 잘 바뀌고, 공간이 머무르기 좋다.

하지만 커피는 내 취향이 아니다.

어렸을 땐 가장 인기 있던 '자허블(자몽허니블랙티 아이스)'을 주로 먹었고, 요즘은 시즌메뉴 중에 평이 좋은 걸 먹는다.

우유는 안 들어갔지만 크림이 들어가 다소 가벼운 느낌의 바닐라 크림 콜드브루와, 아이스 캐모마일 릴렉서는 무난히 맛있다.

아이스 캐모마일 릴렉서는 아마 겨울 음료였는데, 시즌 음료가 바뀌어서 지금은 못 먹는다 해도, 비슷한 느낌의 음료가 매번 있다.

아이스 캐모마일 릴렉서와 지금 시즌의 비슷한 음료는 '아이스 라일락 블라썸 티'이다. 같은 캐모마일 베이스다.


캐모마일 릴렉서 / 라일락 블라썸 티 둘다 무조건 아이스




4. 호부니의 헤이즐넛 아메리카노

 

호부니는 카페가 아니고 광명 사거리에 있는 개인 분식점이다. (키토 묵은지김밥 추천)

젊은 여사장님이 가족분들과 함께 일하시는데, 커피 메뉴가 있고, 배민도 하신다.

가장 인기 있는 음료가 '헤이즐넛 아메리카노'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아메리카노에 헤이즐넛 시럽 두 펌프를 넣은 음료와 매우 다르다.


헤이즐넛 파우더와 아메리카노를 섞어서 만든 음료라, 처음 받아보면 색과 맛 때문에 라떼로 착각할 정도다.(사장님의 간곡한 멘트: 라떼 아닙니다ㅠㅠ라고 적혀있다.)

달달하고 아주 깊은 꼬소함에 점점 중독되는 맛이다. 유당불내증인데 우유가 안 들어가서 더부룩한 반응도 없다.

레시피를 알아내고 싶을 정도로 너무 맛있다.

키토 묵은지김밥과 '헤.아'를 같이 먹으면 그곳이 극락이다.


호부니의 '헤.아' 넌 정말 특별해...





5. 아주 진한 라떼가 땡기는데 우유가 적었으면 좋겠다? 무조건 플랫화이트.


플랫화이트는 쉽게 말하면 우유가 적은 진한 라떼에 가깝다. (+우유를 좀 더 실키하게 스팀 쳐야 한다.)

저가형 카페에선 잘 안 보이는 메뉴지만, 커피맛을 조금 더 신경 쓰는 매장에선 흔하게 볼 수 있다.

플랫화이트는 HOT을 추천한다. 꼬소함과 부드럽고 실키한 스팀우유의 환상적 하모니를 느끼려면 HOT이 월등히 좋다.

더불어 진한 샷 때문에 즐겨 마시다가 역류성식도염 걸리기 딱 좋은 커피이기도 하다.


신도림의 빈브라더스나 광명 개인카페인 스너그로스터리(커피 맛집)에서 자주 먹는다.


빈브라더스 플랫화이트. 실키한 우유가 목을 감싼다






6. 커피 말고! 투썸/공차/디저트39


투썸 커피는 내 취향이 아니다. 주로 친구들과 조각 케이크(스트로베리초코생크림/아이스박스/티라미수 등)를 먹으러 가거나

딸기주스가 맛있어서 봄에 딸기주스 마시러 간다.


공차에선 예전엔 버블티 위주로 마셨으나 어느 순간부터 버블티가 별로 끌리지 않았다. 식사느낌은 아닌데 너무 배부르니까...

입안을 깔끔하게 해 주고 가벼운 맛인 '자몽그린티에이드 아이스'를 추천한다. 고기 먹고 후식으로 먹기 좋은 음료다. 씹을 거리가 필요하면 알로에를 추가한다.


얼마전에 자주보는 유튜버의 추천으로 공차에서 인생메뉴를 만났는데 시즌이 끝나고 단종되었다...ㅠㅠㅠㅠㅠ

정말 맛있었는데 왜... 딱 두번밖에 안먹었단 말이야...ㅠㅠㅠ 메뉴명은 '조선향미 달콤 구수 스무디'였다. 펄 꼭 추가했고, 누룽지가 씹히는게 정말 특별했는데...


헤비 하게 마시고 싶은 특별한 날, 집에서 쉬는 방해 없는 날엔 디저트39의 '딸기라떼'를 추천한다.

딸기과육도 듬뿍 들어가 있고 양이 어마어마해서 천천히 마시기 좋다. 맛있어서 살찌기 딱 좋으니 특별한 날에만 먹는다.


공차 자몽그린티에이드 / 투썸은 생딸기주스


정말 큰 디저트39의 딸기라떼






7. 연서도서관 카페 마루


철산도서관이 문을 닫는 월요일이면 연서도서관에 가는데 1층에 카페가 하나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일하는 공공 카페인데 나름 괜찮다. 망갱이 본인도 학교 밖 청소년 출신이라 청소년들 일하는 모습 보면 흐뭇하다.

크림마루 - 양이 매우 적으나 인스타에 유행한 크림라떼(카멜커피 등) 느낌으로 홀짝홀짝 마시기 좋다.

라떼와 아메 - 무난하고 저렴하고 먹기 좋다. 텀블러 가져가서 테이크아웃하면 500원 할인된다.


연서도서관의 아메리카노. / 라떼 텀블러 테이크아웃








간단하게 추천할 예정이었는데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커피에 대해 깊은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넓게 떠들자면 지면으론 부족할 듯하다.

추후에 여유가 생기면, 취향 따라 도장 깨기를 하는 것도 큰 취미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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