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밀 Dec 06. 2023

매트 위에 누워 떠올린 문장 하나

23-11-24

#1

나: “오늘 역대급 사람이 없네요"

원장님: ”날이 춥잖아요. 그리고 연말이 되면 사람들이 해이해져요."


“A year is an arbitrary unit people use to count time.”


매트 위에 누워 이 문장을 떠올렸다.

시간은 그냥 흐른다. 하루, 일주일, 한 달 그리고 일 년은 흘러가는 시간을 인식하기 위한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일 뿐이다. 그러므로 한 해가 저무는 분위기에 취해 해이해질 필요도, 그렇다고 새해를 맞아 기합이 너무 세게 들어갈 필요도 없다. 그냥 계속하는 거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거나 결심을 하기에 어느 딱 알맞은 시점이 있는 것도 아니며 그 계획을 되돌아보거나 수정하는데 정해진 시점 또한 없다. 언제든 필요할 때, 마음이 설 때 하면 된다. 그리고 실행착오는 계속된다. 쭉-.


매트 위에 누워 우리 학생들을 떠올렸다.

지금이 누구나 마음 풀어지기 쉬운 시기인 건 알지만, 그러지 말자고. 늘 하던 대로 무던히 계속 영어공부해 달라고 말해야겠다 생각했다.



#2

“행위라는 것은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의식하여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호흡은 나의 행위를 의식하도록, 알아차리도록 한다. 아쉬탕가에서 호흡이 중요한 이유다.”


아, 요가에서 호흡이란 마치 글쓰기와 같구나. 내 삶 구석구석 의식을 깨우고 나를 알아차리도록 하는 것. 호흡하듯 쓰기, 아주 멋들어진 조합이다.



#3

요가가 점점 더 좋아진다.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

아직 요가를 ‘사랑한다’는 말은 쓰지 않는다. 지금은 사랑이 아니다. 이보다도 더 깊-이 풍-덩 빠져 헤엄치고 있을 그때를 위해 아껴두는 것이다. 그땐 비로소 사랑이 되겠지.

Let me dive into it!

작가의 이전글 '덕분에' 사람이 되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