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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밀 Jan 04. 2023

사랑

50일 동안 매일 글쓰기, 3일차

#3일차 

23년 1월 3일 

어제 알쓸인잡 2,3화를 보며 얻은 두 번째 키워드



#사랑

“사랑한다는 것은 과거도 미래도 없이 오직 사랑하는 지금에 몰입하는 것이다. 순간을 사랑한다는 말이 어쩌면 삶의 본질일 수도 있다.” - 김영하


어머 이건 적어야해..! 

너무나도 멋진 말이라 노트에 적어두고 두고두고 곱씹어 본다. 영감을 받아 ‘사랑’에 대해 글을 써보려했으나, 1시간 넘게 썼다 지웠다 반복하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냥 오늘 있었던 일들을 돌아본다. 

사랑을 느낀 순간들을 돌아본다.


남자친구가 지어준 따끈따끈한 밥. 

아낌없이 내어준 내가 좋아하는 꼬막무침.

집가서 먹으라며 돌돌돌 싸준 군고구마.

갑작스레 고마움을 표하는 말 (나에 대한 관찰이 덧대어진).

이 작은 모든 순간순간에 나는 사랑을 느꼈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오는 길,

2500원 짜리 크로플 두 개에 행복해하는 남자친구의 얼굴이 떠올라 흐뭇하다. 하나 아니고 두 개 사주길 잘했다.

내 츄리닝 바지를 고르다 어느새 남자친구 줄 바지 하나를 장바구니에 함께 담았다. 몇 년 전에 내가 사줬던 옷이 많이 닳아있는 게 생각나서.


이런게 사랑이지 뭐, 하고 생각한다.

상대의 모습을 깊이 관찰하고 생각하고 떠올린다. 모든 순간에 서로가 녹아있고 몰입해있는, 그런 서로의 삶을 사랑한다. 나는 사랑받고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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