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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밀 Jan 19. 2024

평정심을 찾자

24-01-05

9와 숫자들, 수렴과 발산 (Solitude And Solidarity)


해가 바뀌고 요가원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못 보던 얼굴들이 많이 보이고 새로운 강사 선생님이 3명이나 오셨다. 그다지 내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요소들이다. 그러나 요즈음 내 마음이 마구 동요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늘 앞 줄에 함께 자리하던 이미 실력이 좋았던 회원님 한 명이 TTC과정으로 떠났고, 나와 비슷한 시기에 등록한 회원님은 작년 11월부터 마이솔 수업을 병행하더니 실력이 점점 늘고 있는 게 보인다. 주로 내 옆자리에서 수련하시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힐끔힐끔 보게 된다. 


나도 11월에 마이솔을 들을까 했었다. 하지만 햄스트링이 어느 정도 다 회복된 후에 듣는 게 좋겠다는 원장님의 말씀에 올해 3월로 미룬 상태다. 그렇게 나는 내 페이스대로 열심히 잘하고 있었는데 나보다 먼저 훌쩍 성장해 버리는 것 같은 다른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아주 그냥 조급해진다. 



‘매트 위 지금의 나에게만 집중하자’

‘비교하는 마음은 무의미하다’   



알지, 잘 알지.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햄스트링 회복이 더뎌 3월에 마이솔 수강이 미지수인 상태다. 이번 3월에 못 들으면 또 언제 마이솔 클래스가 있을지 기약이 없다. 주 5회 수업을 들을려니 다리에 너무 무리가 갈까 걱정도 되고 5회를 빠지지 않고 다 들을 수 있을지 확신도 없다. 다가오는 24일이 나의 3번째 요가원 등록일인데 그때 오전 중급반으로 옮기자니 2월 한 달은 원장님이 안 계셔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수업에서도 아직 제대로 못하는 아사나가 많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충분한데 나의 상황에 맞지 않게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닐까. 선생님이 시킨 아쉬탕가 시퀀스, 호흡 공부도 평소에 별로 하지도 않으면서 웃기는 짬뽕이다 그러다가도 더 열심히 잘하려는 이 정도의 욕심은 부려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새로운 변화 그리고 챌린지를 나에게 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마음이 왔다 갔다 갈피를 못 잡는다. 


사실 연말이고 새해고 어차피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이라며 평소와 다르게 너무 들뜨거나 너무 시작에 힘줄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게 바로 며칠 전인데 (심지어 학생들한테도 말한 적 있음), 내가 제일 들떴고 제일 힘 꽉 주고 있는 것 같다. 진짜 웃긴다.


날뛰는 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리를 하기 위해 글을 썼다. 지금 당장 내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만들어보고 싶은데 내일 아침 일찍 수업이 있어 이만 침대에 눕는 게 좋을 것 같다. 주말 동안 여러 선택지를 만들어 어떤 게 내 앞으로의 수업 일정에도 효과적일지 천천히 고심해 봐야겠다. 일과 요가 두 가지 다 최선이 될 수 있는 선택이 있을 것이다. 다음 주에 원장님께 조언도 구할 예정이고 시간도 아직 많이 남았으니 제발 진정하라.   


+) 집에서 혼자 아쉬탕가 수련하는 시간을 가지는 선택지도 있다. 그동안 한 번도 아쉬탕가 시퀀스 전체를 혼자 해본 적은 없으니. 마이솔 클래스 예습이랄까.


+) 오랜만에 9와 숫자들 <평정심>을 들으며 카페에서 선택지 만들어야지. 평~ 정~ 시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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