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밀 Jul 11. 2024

서울 여행 기록_1

24-06-22


KTX 기차 안. 일요 마이솔 수업이 없는 차에 고민하다 서울행 티켓을 끊었다. 월초부터 계획했던 발성 수업도 듣고 친구 S도 만나고 혼자 여행도 할 겸, 겸사겸사 가는 길이다. 이번 여행 동안은 일과 관련된 것은 최소화하고 싶어 역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해야 할 일들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혼자 하는 여행도, 기차도, 서울도 꽤 오랜만이라 그런지 장마의 초입, 창문 너머 내리는 비가 낭만 있게 느껴진다. 오전 수업을 듣는 학생 몸이 좋지 않아 예상치 못하게 수업을 일찍 끝내게 됐고, 기차 시간을 당겨 서울에서 보내는 첫날의 저녁 시간을 조금 더 벌었다.

점심을 걸러 배가 고파 도착 후 먹을 *순댓국 집도 찾고 잠깐 눈도 붙였다가 지난주 마무리 못한 글도 이어 썼다. 여행 기록을 부지런히 하기 위해 책 대신 아이패드와 무선 키보드를 챙겨 왔는데, 도착 1시간 정도 남으니 몸도 찌뿌둥하고 이제 별생각 없이 남의 글이나 읽고 싶어졌다. 그러고 보니 책 없이 다니는 건 이번 여행이 거의 처음인데 (최근 대마도에는 출장의 개념과 다를 바 없어 짐을 줄이고자 챙기지 않았고 당연히 읽을 시간도 없었음),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책 한 권이 아쉽다.

하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아쉬움이다. 가서 사면 된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책들이 때로는 큰 울림을 남기기도 한다. 언젠가 제주도 어느 마을 독립서점에서 사 왔던 책도 그렇고, 작년 5월 서울 오빠집에 굴러다니던(정확히는 오빠 여자친구의 것이었던) 책 한 권은 2023년의 베스트가 독서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시의 적절히 만난, 그때의 나의 고민들에 현명한 대답이 되어 주었던 소설이다.

그렇게 순댓국 다음 행선지는 일단 그 근처 2-30분 거리에 있는 독립서점이 되었다. 이것이 서울의 좋은 점 아닐까. **웬만하면 다 있다. 벌써 도착도 전에 또 서울에 와야지, 어디든 혼자 떠나야지, 생각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제 마이솔 수업 쉬는 주간마다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나의 의식처럼. 별일 없으면 일요일마다 마이솔 수업은 듣고 있을 거고 매 라운드마다 10-11주 정도의 텀이 있으니 부담스럽지도 않을 것 같다.

4:45 P.M.
드디어 도착! 딱 맞게 비도 그쳤다.
벌써 즐겁다아아



*순댓국 : 서울 갈 때마다 먹는 나의 인서울 소울푸드… 까진 아니고 my go-to.

**그때 나는 몰랐다. 책을 파는 곳을 찾아 그리 헤매게 될 줄은... 독립서점들 나빠.. 정확히는 매번 영업시간 확인 안 하고 찾아가는 내가 더 나빠...

작가의 이전글 휴식을 반갑게 맞이하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