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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할인간 Jul 29. 2023

내 마음을 담고 싶은 시

10. 아버지

아버지


무뚝 하신 경상도 사나이

말은 참 거칠지만

행동은 섬세하시다.


성질이 불 같아서

나는 늘 무서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둡고 캄캄하다.

"뭐가 무섭노" 하시며

마중을 나오시곤 하셨다.


전화를 하셔서

"언제 오노"라는 한 마디만

하고 전화를 끊으신다.


첫 딸이라 언제나

자전거 뒤에 태우고 

다니 셨다고 한다.


술과 노래 부르시는 것도 

좋아하신다.

흥이 참 많으시다.


무섭지만 다정하고

무뚝뚝 하지만 섬세한

아버지와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다.



나는 동생보다 어릴 때 사진이 많다. 아버지에게는 첫 아이이고 자전거 뒷 자석은 항상 내 자리였다.

어느 날 자전거 뒷바퀴에 다리가 껴서 많이 놀라 셨다고 한다.

술을 좋아하셨고 흥도 많으신 아버지는 일 할 때 라디오를 끼고 다니면서 노래를 부르곤 하셨다.

이웃 농가에서 맛있는 과일을 얻어 오신 날에는 전화를 하셨다. "언제 오노"라는 말만 하고 끊으시지만

어떤 의미 인지 잘 안다. 빨리 건강해지셔서 같이 여행도 가고 사진도 많이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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